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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이 보는 '내야수 분류' 기준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5-13 21:40 | 최종수정 2015-05-14 06:23


"유격수야말로 모든 내야의 출발점이지."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5 프로야구 경기가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경기 전 삼성 류중일 감독이 밝은 표정으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5.13/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에서 '명품 유격수'의 계보를 따져보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굳이 랭킹을 따질 필요는 없다. 이미 그는 한국 프로야구의 '레전드'로 공인받았다. 경북고와 한양대를 거쳐 1987년 고향팀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에 데뷔해 1999년을 마지막 은퇴하기까지 한 팀에서만 뛰었던 대표적인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 정교하고 재치 넘치는 수비력으로 시대를 풍미한 '명품 유격수' 류중일 현 삼성 감독이다.

류 감독은 현역 은퇴 후 삼성의 수비 코치로 오랜 기간 후배 선수들을 지도하다가 2010년 말부터 고향팀의 감독을 맡았다. 이후 4연속 통합우승의 금자탑을 쌓으며 '명장'의 반열에 당당히 올라섰다.

이렇게 화려한 경력을 쌓아온 류 감독은 특히나 자신의 '전공분야'인 내야 수비에 관해서는 뚜렷한 철학을 갖고 있다. 더불어 내야수 육성에 관한 이론도 확고하다. 감독직을 맡은 이후에는 각 분야의 전문 코치에게 업무를 일임하고, 종합 지휘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내야 수비에 관해서는 자부심이 크다. 그의 경력을 돌아보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이다.

그런 류 감독이 13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내야수 육성에 관한 지론을 설명했다. 그 안에는 삼성의 탄탄한 내야 수비와 두터운 뎁스의 이유가 담겨 있었다. 류 감독은 "신인 내야수들을 선택할 때 우선 유격수를 할 수 있는지부터 알아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왜 '유격수 가능 여부'를 먼저 조사하는 것일까. 류 감독은 "유격수가 내야 수비의 모든 원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루수를 제외한 2루와 3루수는 일단 유격수에서 파생된다는 게 류 감독의 관점이다. 설명하자면 이렇다. 일단 내야수는 두 가지 스킬을 지녀야 한다. 하나는 빠른 풋워크이고, 다른 하나는 강한 송구 능력이다. 풋워크는 곧 수비 범위를 의미한다.

유격수는 두 가지 스킬이 모두 좋은 선수가 해야 한다. 결국 '유격수를 할수 있다'는 건 수비 범위도 넓고 송구 능력도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유 감독은 영입 대상 신인들에게 유격수 가능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다.

그렇게 유격수로 출발한 뒤에 선수들의 역량에 따라 2루나 3루로 분화된다. 2루수는 풋워크가 뛰어나 수비 범위는 넓지만, 송구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선수가 맡기에 적당하다. 반대로 3루수는 수비 범위는 다소 좁지만, 강력한 송구 능력을 지닌 선수가 해야 한다.


류 감독은 "기본적으로 유격수는 모든 내야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유격수가 되는 선수를 뽑으면 2루와 3루수로도 분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선수층이 두터워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 감독의 철학은 곧 삼성 라이온즈의 철학이다. 그리고 이는 삼성이 강한 수많은 이유 중 하나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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