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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으로 토스배팅하는 남자, NC 테임즈의 매력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5-14 10:56 | 최종수정 2015-05-14 10:56


지난해부터 외국인 타자가 제도를 통해 부활했지만, 각 팀별로 온도차는 크다. 굳이 투수와 야수, 포지션 제한을 둘 필요가 있냐고 반발하는 팀도 있다. 부상과 부진으로 외인 타자 없이 시즌을 치르는 팀들도 많다.

하지만 분명한 건 강제적으로 부활시킨 외인 타자들 중 '효자'들이 나왔다는 점이다. NC 다이노스의 테임즈나 삼성 라이온즈의 나바로, KIA 타이거즈의 필은 지난해부터 2년 연속 꾸준히 팀에 기여를 하고 있는 외국인 타자들이다.


올 시즌 대표적인 '효자 외인' NC 테임즈.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3.18
NC 테임즈는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선수다. 팀의 4번타자로서 타선의 중심을 잘 잡고 있다. 13일 현재 타율 3할3푼 11홈런 33타점으로 홈런과 타점 부문 3위에 올라있다. 최근 주춤하지만, 강력한 홈런왕 후보 중 한 명이다.

테임즈의 평소 모습은 매우 쾌활하다. 동료들과도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고, 취재진을 비롯해 야구장에서 만나는 많은 이들에게 환한 미소와 함께 먼저 인사를 건넬 정도다.

하지만 그는 경기가 시작되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방망이가 잘 맞을 때는 특유의 유쾌함이 덕아웃에서도 계속 되지만, 페이스가 좋지 않은 날에는 급격히 침체될 때가 있다.

찬스 때 삼진이나 범타로 물러나기라도 하면, 덕아웃에서 한동안 '나라 잃은 표정'을 짓기도 한다. 진지함과 승부욕이 강하다고 볼 수 있지만, 자칫 주변 동료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장면이다.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와 NC의 경기가 열렸다. NC 테임즈가 6회 kt 이창재를 상대로 투런 홈런을 날렸다. 덕아웃에서 김태군 포수와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테임즈. 김태군이 익살스럽게 수염을 잡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5.03
테임즈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야구를 하면서 항상 그랬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께서 야구를 하는 나를 엄하게 가르쳤다. 그래서 지금도 난 언제나 완벽하게 하려고 한다. 여전히 결과가 안 좋으면 화가 많이 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NC와 테임즈는 기분 좋은 동행을 하고 있다. 테임즈의 행동이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누구보다 야구를 진지하게 대하기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코칭스태프, 동료들은 이런 테임즈를 잘 알고, 이해하고 있다.


그의 훈련 모습을 보면, 참으로 '시원'하다. 다른 이들 허벅지 만한 팔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상당하다. 팔 근육의 힘일까. 테임즈는 경기 전 훈련에서 토스배팅 때 한손을 이용한 타격을 선보이는데 배트에 정확히 공을 맞혀내면서 감을 잡는다. 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 가면서 한손 배팅을 한다. 이색적인 장면이다.

이에 대해 그는 "방망이를 잡을 때 윗손과 아랫손을 나눠서 한 가지에 치중해 회전을 준다. 정확한 타격을 위해 양손을 나눠서 쓴다. 나만의 스킬"이라며 웃었다.


경기 전 한손으로 토스배팅을 하는 NC 테임즈.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3.18
테임즈는 올 시즌 치는 것 외에 달리는 능력까지 뽐내고 있다. 지난해 11도루를 기록했는데 올 시즌에는 벌써 9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도루 단독 6위다. 그는 이에 대해 "도루는 20개까지 하고 싶다. 뒤에 나오는 타자들이 타점을 많이 올릴 수 있게 돕고 싶다"고 했다. 도루를 하는 이유가 자신의 기록보다는 팀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5번 타순에 배치되는 이호준은 테임즈 효과를 누리고 있다. 불혹의 나이에도 타점 1위로 '회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테임즈가 만들어주는 '밥상'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테임즈는 올 시즌 유연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훈련해 다시 빠른 발을 되찾았다. 부상 위험이 있기에 조심스럽지만, 코칭스태프와 전력분석의 도움으로 '뛰는 4번타자' 이미지까지 구축했다. 괴력의 4번타자 테임즈, KBO리그 2년차인 그는 앞으로 또 어떤 진화된 모습을 보여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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