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 B를 가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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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 이미 어느 정도는 예상됐다는 점. 올해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김 감독은 "우리에게는 내일이 없다. 모든 경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로 시즌 초반 전략을 설명한 바 있다. 이같은 전략을 세운 이유는 냉정히 평가해서 한화 전력이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반에 뒤로 밀리면 중반 이후에 치고 올라오기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때문에 아예 초반에 최대한 힘을 쏟아부어 시즌 중반 이후를 대비한 전략이다.
4월에는 이 전략이 성공했다. 한화는 4월을 13승11패로 마감했다. 5월 초반에도 상승 기류는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같은 강력함이 희석된 게 사실. 근본적으로는 박정진-권 혁으로 이어지는 '정권 듀오'가 피로해졌기 때문이다. 투구 패턴도 많이 노출됐고, 구위도 이전보다는 다소 떨어졌다. 적절한 휴식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바로 윤규진을 활용하는 것이다. 어깨 통증이 거의 회복돼 불펜 피칭을 하는 단계인데, 윤규진이 가세하면 불펜진에도 새로운 활력과 노림수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서두른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윤규진이 재활을 거의 마무리한 단계이긴 해도, 아직은 거쳐야 할 과정이 남아있다. 지난 10일에 처음 불펜 피칭을 했기 때문에 적어도 1주일의 시간 정도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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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적극적인 방법도 있다. 바로 투수력의 난조를 타선의 힘으로 풀어내는 방안이다. 안타깝게도 한화는 투수력의 하락세와 함께 타력까지 침체되고 있다. 특히 4번타자 김태균이 허벅지, 종아리 통증 등으로 최근 휴식을 취하고 있다. 새로운 타격의 달인으로 등극한 김경언 역시 피로에 의한 타격 부진을 겪고 있다. 그래도 이들은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최소한의 몫은 해낸다. 한화가 2승4패로 부진하는 동안(5일~10일) 김경언의 득점권 타율은 무려 4할2푼9리(7타수 3안타)에 달했다. 김태균도 3할3푼3리(6타수 2안타)였다.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선수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붙박이 3루수이자 중심타자로 나서고 있는 김회성의 부진은 치명적이다. 김회성은 이 기간에 총 7번의 득점권 타석에 등장했다. 그러나 안타를 친 것은 단 1번 뿐이다. 득점권 타율이 1할6푼7리에 그쳤다. 심각한 수치다. 결국 김회성을 필두로 한화 타선이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나와야 최근의 하강 기류를 벗어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들의 분발이 바로 진정한 한화의 플랜 B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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