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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화, '플랜 B'를 가동해야하는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5-12 13:39


플랜 B를 가동하라.

시즌 초반 필사적으로 날아오르던 독수리 군단이 하강 기류에 빠졌다. 한화 이글스가 2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하면서 승률 5할 유지의 기록에 서게 된 것. 11일 현재 한화는 17승16패로 5할1푼5리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한때 승률 5할에서 +4승까지 갔었는데, 지금은 겨우 +1승이다. 자칫 김성근 감독(73)이 그토록 공들여 쌓아놓은 5할 승률 고지가 무너질수도 있게 됐다.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0대6으로 패배한 한화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인사한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5.10.
지난주 kt 위즈(홈)-두산 베어스(원정)와의 6연전에서 2승4패 밖에 거두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더구나 이 4번의 패배 중에서 3번은 역전패였다. 이같은 현상이 뜻하는 바는 한 가지. 올시즌 초반 한화의 최대 강점이었던 필승조의 위력이 떨어졌다는 증거다. 실제로 4패 중 2패는 현재 필승 마무리인 권 혁의 기록이다. 1패는 필승 불펜인 송창식이 올렸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 이미 어느 정도는 예상됐다는 점. 올해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김 감독은 "우리에게는 내일이 없다. 모든 경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로 시즌 초반 전략을 설명한 바 있다. 이같은 전략을 세운 이유는 냉정히 평가해서 한화 전력이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반에 뒤로 밀리면 중반 이후에 치고 올라오기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때문에 아예 초반에 최대한 힘을 쏟아부어 시즌 중반 이후를 대비한 전략이다.

4월에는 이 전략이 성공했다. 한화는 4월을 13승11패로 마감했다. 5월 초반에도 상승 기류는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같은 강력함이 희석된 게 사실. 근본적으로는 박정진-권 혁으로 이어지는 '정권 듀오'가 피로해졌기 때문이다. 투구 패턴도 많이 노출됐고, 구위도 이전보다는 다소 떨어졌다. 적절한 휴식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바로 윤규진을 활용하는 것이다. 어깨 통증이 거의 회복돼 불펜 피칭을 하는 단계인데, 윤규진이 가세하면 불펜진에도 새로운 활력과 노림수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서두른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윤규진이 재활을 거의 마무리한 단계이긴 해도, 아직은 거쳐야 할 과정이 남아있다. 지난 10일에 처음 불펜 피칭을 했기 때문에 적어도 1주일의 시간 정도는 필요하다.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와 kt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탈보트와 kt 정대현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한화 김경언이 1회 2사 1,2루에서 kt 정대현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날렸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김경언.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5.05
결국 한화가 현재의 하강 기류에서 벗어나려면 '플랜 B'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일단은 트레이드로 영입한 임준섭, 박성호 등의 투수진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임준섭은 김 감독이 '왼손의 송창식'이라고 평가하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는 인물.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팀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이보다 더 적극적인 방법도 있다. 바로 투수력의 난조를 타선의 힘으로 풀어내는 방안이다. 안타깝게도 한화는 투수력의 하락세와 함께 타력까지 침체되고 있다. 특히 4번타자 김태균이 허벅지, 종아리 통증 등으로 최근 휴식을 취하고 있다. 새로운 타격의 달인으로 등극한 김경언 역시 피로에 의한 타격 부진을 겪고 있다. 그래도 이들은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최소한의 몫은 해낸다. 한화가 2승4패로 부진하는 동안(5일~10일) 김경언의 득점권 타율은 무려 4할2푼9리(7타수 3안타)에 달했다. 김태균도 3할3푼3리(6타수 2안타)였다.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선수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붙박이 3루수이자 중심타자로 나서고 있는 김회성의 부진은 치명적이다. 김회성은 이 기간에 총 7번의 득점권 타석에 등장했다. 그러나 안타를 친 것은 단 1번 뿐이다. 득점권 타율이 1할6푼7리에 그쳤다. 심각한 수치다. 결국 김회성을 필두로 한화 타선이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나와야 최근의 하강 기류를 벗어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들의 분발이 바로 진정한 한화의 플랜 B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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