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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새로운 불펜 키맨 임준섭, '좌완 송창식' 되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5-12 12:25


"왼손의 송창식이요? 저도 바라고 있습니다."

트레이드는 구단이 시즌 중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활동이다. 소속 선수를 내어주고 다른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를 데려오는 일은 치밀한 분석과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작업은 선수에게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기존 팀에서 입지가 좁아지거나 슬럼프에 빠졌던 선수가 새 팀에서 활력을 되찾는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임준섭이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5.10.
그런 면에서 새로운 독수리 군단의 일원이 된 좌완 임준섭도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KIA 타이거즈에서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된 임준섭에게 부여된 임무가 제법 막중하다. 그간 점차 좁아지던 입지에 의욕을 잃어가던 임준섭에게 이 정도의 책임감은 상당히 오랜만이다. 가슴 한 켠이 묵직해지면서 새로운 의욕이 샘솟고 있다.

지난 6일 트레이드로 독수리 군단에 합류한 임준섭은 사실 이번 트레이드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역대 구단 최고 계약금(7억원)을 받고 입단했던 유창식을 보내면서 임준섭을 받았다. 좌완 정통파라는 점에서 임준섭은 유창식과 비슷하다. 하지만 '야신'의 눈에는 전혀 다른 선수로 인식됐다. 선발이나 불펜을 가리지 않고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낼 선수로 평가했다.

그래서 김 감독은 당시 트레이드 직후 "임준섭은 앞으로 우리팀에서 송창식과 같은 역할을 맡게될 것이다. 말하자면, '왼손의 송창식'이라고 보면된다"고 평가했다. 상당한 기대감이 섞인 평가였다. 게다가 '왼손의 송창식'이라는 표현을 음미해보면 애초부터 임준섭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관한 계획도 다 세워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팀의 필승조이면서 동시에 스윙맨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빈틈이 생겼을 때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전천후 마당쇠 역할이 임준섭에게 주어진 것이다.

이런 '야신의 플랜'에 관해 임준섭도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몸상태가 최적 상태로 올라와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것. 임준섭은 "팀 분위기도 좋은 것 같고, 앞으로 내가 어떤 상황에 나갈지에 대한 느낌도 온다. 잘 준비하고 있다가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특히 임준섭은 '왼손의 송창식'이라는 표현에 관해 "송창식 선배랑 같은 역할이라니. 엄청 부담스럽다. 하지만 중요한 역할을 나도 잘 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다행인 점은 임준섭이 전 소속팀 KIA에서 선발 경험이 꽤 있다는 점. 게다가 올해에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발 준비를 했고, 나름 5선발 경쟁까지 펼쳤다. 이는 곧 투구수가 충분히 준비된 상태라는 것. 희망적인 모습도 보였다.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3⅓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임준섭은 "선발 수업도 받아서 앞으로 선발이 필요할 때 나갈수도 있다. 물론, 지금 상태로는 불펜이 더 편하긴 하다. 어쨌든 필요한 때에 나가서 잘 던지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필승 카드인 '정-권 듀오(박정진-권 혁)'가 점점 지쳐가는 상황에서 임준섭의 합류는 한화의 미래에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왼손의 송창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임준섭은 독수리 군단의 새로운 승리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임준섭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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