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의 송창식이요? 저도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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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트레이드로 독수리 군단에 합류한 임준섭은 사실 이번 트레이드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역대 구단 최고 계약금(7억원)을 받고 입단했던 유창식을 보내면서 임준섭을 받았다. 좌완 정통파라는 점에서 임준섭은 유창식과 비슷하다. 하지만 '야신'의 눈에는 전혀 다른 선수로 인식됐다. 선발이나 불펜을 가리지 않고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낼 선수로 평가했다.
그래서 김 감독은 당시 트레이드 직후 "임준섭은 앞으로 우리팀에서 송창식과 같은 역할을 맡게될 것이다. 말하자면, '왼손의 송창식'이라고 보면된다"고 평가했다. 상당한 기대감이 섞인 평가였다. 게다가 '왼손의 송창식'이라는 표현을 음미해보면 애초부터 임준섭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관한 계획도 다 세워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팀의 필승조이면서 동시에 스윙맨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빈틈이 생겼을 때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전천후 마당쇠 역할이 임준섭에게 주어진 것이다.
다행인 점은 임준섭이 전 소속팀 KIA에서 선발 경험이 꽤 있다는 점. 게다가 올해에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발 준비를 했고, 나름 5선발 경쟁까지 펼쳤다. 이는 곧 투구수가 충분히 준비된 상태라는 것. 희망적인 모습도 보였다.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3⅓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임준섭은 "선발 수업도 받아서 앞으로 선발이 필요할 때 나갈수도 있다. 물론, 지금 상태로는 불펜이 더 편하긴 하다. 어쨌든 필요한 때에 나가서 잘 던지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필승 카드인 '정-권 듀오(박정진-권 혁)'가 점점 지쳐가는 상황에서 임준섭의 합류는 한화의 미래에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왼손의 송창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임준섭은 독수리 군단의 새로운 승리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임준섭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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