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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35)은 KBO리그 첫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2삼진을 기록했다. 타점 기회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병살타도 한 차례 기록했다.
한나한은 아직 몸상태가 전력 질주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주 포지션인 3루 수비가 아직 안 된다. 양상문 감독은 그를 지명타자로 일단 투입했다. 한나한은 7일 잠실 두산전에서 6번 지명타자로 KBO리그에 데뷔했다.
그는 낯선 KBO리그에서 첫 경기 출전이라 서두르지 않았다. 타석에서 될 수 있는 한 공을 많이 보려고 했다.
두번째 타석은 0-3으로 끌려간 4회 주자 1,2루 득점권 상황.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찬스를 이어갔다. 한나한은 박지규의 희생 플라이 때 홈을 밟아 첫 득점했다.
한나한은 6회 선두 타자로 나서 KBO리그 첫 안타를 쳤다. 두산 구원 언더핸드스로 양 현으로부터 좌중간에 떨어지는 단타를 쳤다. 생소한 스타일이지만 공을 끝까지 잘 봤고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몰린 공을 놓치지 않았다.
한나한은 7회 득점권 찬스에 등장했다. 2사 주자 2루. 우완 이재우를 상대했다. 풀 카운트에서 몸쪽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해결사 역할을 못했다. 연장 10회 무사 주자 1루에서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켰다. 연장 11회 2사 주자 만루 찬스에선 대타 박용택으로 교체됐다.
한나한의 베일은 벗겨졌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고 봐야 한다. 한나한은 그동안 종아리와 허리 통증으로 재활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다른 외국인 타자들이 1군 경기에서 적응하는 동안 약 한달 이상을 준비 기간으로 날려버렸다.
그럼 한나한이 적응하는데 얼마 만큼의 시간이 주어질까. 앞으로 LG 구단의 향후 흐름과 연동될 것이다.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고려할 때 LG가 여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 4월을 승률 5할로 마칠 때까지는 한나한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연패가 길어지면서 선두권과 격차가 제법 벌어졌다. 시즌 초반이지만 너무 승차가 벌어지면 따라가다 지칠 수 있다. 한나한이 국내 투수들을 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대 투수들도 한나한의 약점을 파고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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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팀에 여유가 있다면 한나한에게 돌아가는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 하지만 팀이 승률 5할 이상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할 경우 한나한에게 충분할 정도까지 기다려줄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또 한나한의 몸상태가 좋아져 3루 수비를 기대했던 것 처럼 해준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수비가 안 될 경우 지명타자로 타격 기대치가 커질 수밖에 없다. 또 지명타자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다.
LG는 한나한에게 기량을 검증해보일 무대를 제공한 상황이다. 이제 한나한이 재주를 부릴 차례다. 그리고 계속 갈 지 안 갈 지는 LG가 결정한다. LG 뿐 아니라 모든 팀들은 항상 대체 외국인 선수에 대한 자료를 관리하고 업데이트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