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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없다고 울지 말고 블루오션을 선점하라?'
왜 이 트레이드와 kt의 트레이드가 비슷한가. 먼저 시기다. NC도 개막 후 3승11패의 부진에 빠진 후 즉각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kt도 2승15패로 꼴찌다. NC에 대한 학습 효과로, 수비를 신경쓴다고 했는데 공격이 무너지자 수비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NC의 트레이드와 kt의 트레이드에서는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LG로 건너간 유망주 투수 이준형이다. 이준형은 22세의 우완투수로 조범현 감독이 매우 아끼던 선수였다. 개막 후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도 기회를 주려했었던 투수. 2012년 삼성에 입단했는데, 조 감독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야심차게 데려왔다. 투구폼이 매우 부드러운게 가장 큰 강점이다. 현재 140㎞ 언저리의 직구 구속인데, 폼이 워낙 깨끗해 잘만 키우면 구속은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는 평가. 또, 같은 폼에서 나오는 변화구 구사가 매우 좋아 선발 요원으로 큰 잠재력을 품고 있다는 평가다.
사실 LG는 이준형이라는 신예 투수가 당장 필요없다. 하지만 명 투수조련사 양상문 감독은 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2~3년 후 LG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NC와 넥센의 트레이드에서는 양팀의 현실적 필요성이 우선됐지만, 이번 트레이드는 현실과 미래로 이해 관계가 철저히 엇갈렸다.
당장 승수가 더 필요하고, 이겨야 하는 kt의 선택에 돌을 던질 사람은 없다. 중요한 건 LG와 양 감독의 자세다. "왜 1군용 선수들을 함부로 내주느냐"라고 비판받을 수도 있다. 감독과 구단 입장에서는 당장 자신들의 전력에 손해가 나는 선택을 하기 쉽지 않다. 미래 엄청난 이득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 kt는 신생팀으로 젊은 유망주들을 많이 끌어모았다. 아쉬운 건 당장 이들을 1군에 써먹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9개 구단이 눈을 돌려볼 수 있다. 물론, kt처럼 당장 1군에 기용할 선수가 부족한 팀들도 있다. 하지만 포지션별로 선수층이 두터운 팀들의 경우 kt에 가면 주전급이지만, 자신들의 팀에서는 2군에서 전전하는 선수들이 분명 존재한다. 이 선수들을 이용해 팀의 미래 기반을 다질 수 있다. 2군에서 허송세월하고 있는 자신들의 선수 미래도 밝혀줄 수 있다.
이준형은 좋은 예시다. kt에 '토종 에이스 박세웅을 달라'라고 하는 건 도둑놈 심보다. 다시 말해 kt와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볼만한 선수, 그렇지 않은 선수가 있다. 이는 각 구단 프런트가 더 잘 안다. 결국 lLG처럼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다. 당장 1군 전력이 급한 kt는 트레이드에 대한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트레이드가 가능한 좋은 자원들을 먼저 데려오는 팀이 웃을 수 있다. 최근 괜찮은 아마추어 선수가 없다고 각 구단들이 울기만 하는데, 그렇게 불평할 시간에 이런 좋은 트레이드 블루오션을 공략하는데 머리를 쓰면 좋지 않을까. '아, 이준형이라는 투수 우리도 관심있었는데'라고 생각하면 늦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