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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8할괴력 한화 송광민, "아직 부족하다"는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4-19 09:42


"아직 더 다듬어야죠. 작년의 느낌을 되찾고 싶어요."

확실히 '클래스'가 다른 듯 하다. 1군 무대에서는 타율 1할대의 빈타에 허덕이더니 2군에 가서는 괴력을 뿜어낸다. 내려가자마자 치른 2경기에서 무려 '타율 8할'을 찍었다. 컨디션만 회복된다면 2군에 있을 선수는 아니라는 뜻이다.


한화와 삼성의 2015 KBO리그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송광민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4.14/
최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한화 이글스 내야수 송광민(32)이 2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잃어버린 타격감을 빠르게 되찾고 있다. 2경기 연속 5타수 4안타. 총 8개의 안타 중에는 무려 4개의 2루타와 2개의 홈런이 포함돼 있다. 삼진은 단 한 번도 당하지 않았다. 장타율 10할8푼, 출루율 8할의 엄청난 괴력. 이제 겨우 2경기 뿐이지만,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성적이다.

지난 16일 2군에 내려간 송광민은 곧바로 17일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섰다. 벽제야구장에서 열린 경찰 야구단과의 경기.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송광민은 1회초 첫 타석에서는 투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그러나 3회초 두 번째 타석부터 우월 2루타를 치며 '빅뱅'을 일으켰다. 5회에는 좌중간 2루타를 치더니 7회에는 1사후 좌중간 담장을 넘는 솔로홈런을 때렸다. 이어 9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를 추가해 5타수 4안타(1홈런) 1타점 3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사이클링 히트'에서 3루타 하나가 부족한 기록.

다음 날에도 맹활약은 계속됐다. 역시 벽제구장에서 경찰 야구단을 상대로 한 경기. 송광민은 4번타자를 맡았다. 수비 포지션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3루수. 첫 타석부터 화끈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와 가볍게 좌전안타를 신고하더니 4회 2사 1루에서는 밀어치는 타격으로 1타점 우전 적시 2루타를 날렸다. 6회에 3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7회 2사 1루에서는 좌월 투런포를 폭발시켰다. 이어 5-7로 뒤지던 9회초 팀의 마지막 공격에서는 1사 1루에서 우전 적시 2루타로 추격점을 뽑았다. 비록 팀은 6대7로 졌지만, 송광민은 이날도 5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뜨거웠다.

상당히 의외의 결과다. 송광민은 2군에 내려가기 직전까지 1군에서 심각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1군에서 11경기에 나와 타율이 고작 1할7푼6리(34타수 6안타)에 그쳤다. 홈런은 없었고, 2루타는 2개를 기록했다. 멀티히트는 단 한 차례(4월8일 대전 LG전) 뿐이었다. 특히 삼진을 11개나 당했다. 매경기 1개 꼴이다. 시즌 개막 직전에 생긴 왼쪽 어깨 통증의 여파로 타격 밸런스를 잃어버린 것이 원인으로 손꼽힌다. 송광민은 "아직도 가끔 스윙을 할 때 통증이 느껴진다"며 완전한 몸상태가 아니라고 했다.

비록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니지만, 2군에서 맹타를 휘두를 수 있던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아무래도 1군에서의 압박감을 벗어나 조금은 쉬운 투수들을 상대하면서 여유가 생긴 것. 여기에 특별한 방법이 하나 더 있다. 구단 운영팀에서 만들어준 자료를 활용한 것. 송광민은 "구단 운영팀에서 지난해 내가 쳤던 123개의 안타 타격 사진을 모두 아이패드에 담아줬다. 요즘에는 그 사진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좋았을 때의 타격폼을 떠올리려고 한다. 그런 이미지트레이닝이 도움이 되고 있는 듯 하다"고 밝혔다.

지금 송광민의 목표는 가능한 한 빨리 몸상태를 정상적으로 만들어 팀에 보탬이 되는 것. 그는 "1군 동료들이 잘해줘서 성적이 나니까 나 역시 기쁘다. 아직은 완전하지 않지만 빠르게 몸을 추슬러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과연 언제쯤 송광민의 힘찬 스윙을 다시 보게될 지 궁금해진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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