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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빈볼' 강력징계, 한화 "지나친 것 아닌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4-15 17:49


빈볼 하나로 3개의 징계가 나왔다. 전에 없던 강력한 철퇴 앞에 징계를 받은 한화 이글스 측은 억울함을 호소한다.


한화와 삼성의 2015 KBO리그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1회초 2사 1,3루 삼성 이승엽의 2루땅볼때 1루주자 최형우가 2루 포스아웃된 후 3루주자의 득점인정에 관한 합의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합의판정에 의해 실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4.14/
한화 구단과 김성근 감독, 그리고 투수 이동걸이 모조리 징계를 받았다. 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치른 롯데 자이언츠 전때 나왔던 '빈볼 시비'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내린 결정이다.

KBO 상벌위원회의 강력한 철퇴

징계 수위가 예사롭지 않다. 해당 선수와 감독, 구단이 모두 징계를 받은 첫 사례. 빈볼로 인한 감독의 징계는 2003년 이후 12년 만의 일. 빈볼은 절대 그냥 넘기지 않겠다는 KBO의 의지가 담겨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연 당시의 행위가 이렇게 강한 징계를 받을 정도였는지, 또 지나치게 롯데 측의 주장만으로 징계 수위를 결정한 것은 아닌지에 관한 의문이 남는다.

KBO는 상벌위원회 논의 결과 황재균에게 사구를 던진 이동걸에게 '5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200만원'을 부과했다. 또 김 감독과 한화 구단에는 '선수단 관리 소흘'에 대한 제재금을 각각 300만원과 500만원 부과했다.

'빈볼' 하나 때문에 선수와 감독, 그리고 구단까지 징계를 받은 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지난 7일에 신설된 규정의 영향이 컸다. 당시 KBO 실행위원회는 "빈볼과 폭행, 도핑규정 위반 등의 경우 해당구단에 관리 소흘의 책임을 물어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한화에 대한 징계는 이 규정이 적용된 첫 사례다.

또 '빈볼'로 인한 감독의 징계도 이례적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세 번째 사례다. 가장 최근에 빈볼 사태로 감독이 징계받은 건 2003년 8월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삼성 라이온즈 전 때였다. 그로부터 12년 만이다. 최초의 사례는 2002년 6월21일 역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KIA 타이거즈전이었다.

형평에 맞는 징계였나


그런데 앞선 두 차례 감독 징계에는 공통점이 있다. 빈볼이 빌미가 돼 상당한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 빈볼의 강도가 지나쳤고, 이로 인해 폭력이 벌어지면서 야구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때문에 양팀 감독이 모두 징계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12일 롯데전은 앞선 두 차례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사구가 나올 때의 상황이나 실제 사구가 향한 부위, 그리고 이후 벤치클리어링 당시의 분위기는 그다지 격앙되지 않았다. 여러 정황상 빈볼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나마 덜 악의적인 빈볼이라고 볼 수 있다. 김인식 KBO 규칙위원장도 지난 13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껏 수 십년간 수많은 빈볼을 봐왔지만, 이건 별로 큰 일도 아니다. 나올 수도 있는 일이고, 현장에서도 다행히 큰 사고가 없었다. 서로 사과하고 넘어가면 될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선수와 감독, 그리고 구단이 모두 징계를 받은 것이 사안에 비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 구단 측은 "징계는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지나친 것 같다. 더군다나 감독의 직접 지시가 없었다는 점을 소명했는데도, 상벌위원회에서는 무조건 감독의 지시가 있는 것처럼 판단하는 듯 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성근 감독 역시 이에 대해서는 "형평성이 과연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허탈해했다.

유남호 위원장, "고의성이 지나쳤다."

그러나 KBO 측은 이번 상벌위원회의 결정이 심사숙고해 공평하게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실행위원회를 주도한 유남호 경기운영위원장은 "무엇보다 빈볼이 여러 차례 나왔고, 특히 황재균이 3구째에 맞았지만, 당시 한화 허도환 앞서 2개의 공을 집요하게 몸쪽으로 요구한 장면 등을 봤을 때 고의성이 뚜렷했다. 자칫 선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고의적인 빈볼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처벌하자는 것이 상벌위원회의 결론이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번 징계의 범위가 역대 최초로 선수와 감독, 그리고 구단에까지 미친 점에 대해서도 "역대 징계 사례들을 충분히 검토해 알맞은 수준으로 내린 결정이다. 그 과정에 다른 의견은 전혀 개입되지 않았다. 다만, 구단에까지 징계를 내린 것은 지난 번 실행위원회에서 새로 만들어진 규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유 위원장은 "이번 징계는 향후 빈볼을 막자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이번 사건의 여파가 큰 것도 참고했다. 이후 나오는 빈볼에 대해서는 이번 징계 수위가 분명하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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