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지난해 백업멤버들이 해줄 때다. 공수에서 서건창의 공백을 메울 김하성과 서동욱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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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후방 십자인대 부분파열로 3개월의 공백이 예상되는 서건창의 빈자리다. 서건창은 지난해 KBO리그 최초로 200안타를 때려낸 넥센 부동의 리드오프다. 현재 넥센 타선에서 유일하게 단독 도루를 감행할 수 있는 빠른 발도 갖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테이블세터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다. 넥센에 1번타자감은 많지 않다. 빠른 발에 정확한 컨택트 능력을 겸비한 타자가 적다. 이런 조건에 부합되는 타자는 2년차 시즌에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김하성 정도다. 하지만 아직 가능성을 보이는 정도지, 경험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럼에도 염 감독은 김하성을 새 리드오프로 점찍었다. 사실 다른 대안도 없다.
서건창 부상 이후 염 감독은 이택근과 김하성을 1번으로 기용했다. 이택근은 1번과 5번을 오갔지만, 이보다는 3번 타순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하성은 지난 11일 kt 위즈전에 1번-유격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도루나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새 리드오프로서 가능성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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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과 짝을 이룰 2번타자로는 수비에서 서건창의 공백을 메울 서동욱이 나선다. 내야와 외야, 심지어 급한 상황에는 포수 마스크까지 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서동욱은 지난 2013년 시즌 중반에도 2루수 서건창의 공백을 훌륭히 메운 바 있다.
당시 서건창은 사구로 인해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골절되면서 6월 23일부터 8월 23일까지 경기에 뛰지 못했다. 이 기간 서동욱은 39경기(29경기 선발)에 나서 타율 2할8푼1리 4홈런 10타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올해는 또 다르다. 확실한 자기 자리를 잡지 못한 그는 올 시즌 주전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키나와 캠프 때 연일 홈런포를 터뜨렸다. 스위치히터로 복귀하며 좌우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내며 자신의 장기를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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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은 2번 타순에서 공격력은 물론, 작전수행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서건창의 부상이탈이 아이러니하게 중고참 반열에 접어든 그에겐 새로운 기회가 됐다.
지난해 넥센은 포지션별로 주전들의 체력 안배는 물론, 갑작스런 공백을 메워줄 백업선수들이 있었기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 비해 분명히 선수층이 얇아진 건 사실이다. 김하성 서동욱 등 백업멤버들이 이제 기지개를 펼 때다. 넥센의 위기 탈출은 이들의 활약 여부에 달려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