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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서건창 공백, 김하성-서동욱이 터져야 산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4-15 10:01


이젠 지난해 백업멤버들이 해줄 때다. 공수에서 서건창의 공백을 메울 김하성과 서동욱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넥센 히어로즈는 시즌 초반 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가뜩이나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한 공백이 큰데, 주전 3루수 김민성과 2루수 서건창이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했다. 둘은 팀에서 5번과 1번 타순을 책임지고 있다.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키플레이어' 역할을 하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무사 1루서 1루수 앞 땅볼을 친 넥센 서건창이 1루수 고영민과 충돌, 교체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09.
김민성의 경우, 부상 공백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4번타자 박병호 뒤에 든든한 타자가 버티고 있어야 하는 넥센 타순의 역학구도에 따라, 염경엽 감독은 장타력이 있는 3번타자 유한준을 당분간 5번에 기용하기로 했다. 이택근-박병호-유한준의 새로운 클린업트리오가 구성됐다.

가장 큰 문제는 후방 십자인대 부분파열로 3개월의 공백이 예상되는 서건창의 빈자리다. 서건창은 지난해 KBO리그 최초로 200안타를 때려낸 넥센 부동의 리드오프다. 현재 넥센 타선에서 유일하게 단독 도루를 감행할 수 있는 빠른 발도 갖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테이블세터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다. 넥센에 1번타자감은 많지 않다. 빠른 발에 정확한 컨택트 능력을 겸비한 타자가 적다. 이런 조건에 부합되는 타자는 2년차 시즌에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김하성 정도다. 하지만 아직 가능성을 보이는 정도지, 경험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럼에도 염 감독은 김하성을 새 리드오프로 점찍었다. 사실 다른 대안도 없다.

서건창 부상 이후 염 감독은 이택근과 김하성을 1번으로 기용했다. 이택근은 1번과 5번을 오갔지만, 이보다는 3번 타순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하성은 지난 11일 kt 위즈전에 1번-유격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도루나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새 리드오프로서 가능성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11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넥센과 KT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2사서 넥센 김하성이 좌전 안타를 친 후 정수성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11.
염 감독은 첫 풀타임 주전 유격수에 도전하는 김하성에게 새로운 부담을 지우려 하지 않고 있다. 그는 "하성이에게 특별히 바라는 건 없다. 지금 1번타자가 없고, 나중에 갈 수도 있는 타순인 만큼 경험을 해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성과 짝을 이룰 2번타자로는 수비에서 서건창의 공백을 메울 서동욱이 나선다. 내야와 외야, 심지어 급한 상황에는 포수 마스크까지 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서동욱은 지난 2013년 시즌 중반에도 2루수 서건창의 공백을 훌륭히 메운 바 있다.


당시 서건창은 사구로 인해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골절되면서 6월 23일부터 8월 23일까지 경기에 뛰지 못했다. 이 기간 서동욱은 39경기(29경기 선발)에 나서 타율 2할8푼1리 4홈런 10타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올해는 또 다르다. 확실한 자기 자리를 잡지 못한 그는 올 시즌 주전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키나와 캠프 때 연일 홈런포를 터뜨렸다. 스위치히터로 복귀하며 좌우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내며 자신의 장기를 어필했다.


롯데와 넥센의 2015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5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2사 1루 넥센 서동욱이 2루타를 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15/
캠프에서 만난 서동욱은 "백업에서 시작하지만 주전들도 조금은 긴장하지 않을까. 기존 선수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만 31세의 그는 이제 야구인생의 전환점을 찾아야만 한다.

서동욱은 2번 타순에서 공격력은 물론, 작전수행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서건창의 부상이탈이 아이러니하게 중고참 반열에 접어든 그에겐 새로운 기회가 됐다.

지난해 넥센은 포지션별로 주전들의 체력 안배는 물론, 갑작스런 공백을 메워줄 백업선수들이 있었기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 비해 분명히 선수층이 얇아진 건 사실이다. 김하성 서동욱 등 백업멤버들이 이제 기지개를 펼 때다. 넥센의 위기 탈출은 이들의 활약 여부에 달려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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