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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 "루츠 생각좀 그만해" 주문한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4-02 11:47 | 최종수정 2015-04-02 11:47


"생각 좀 그만해, 루츠!"


18일 잠실구장에서 2015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과 NC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잭 루츠가 3회 NC 이태양의 볼에 맞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3.18
두산 베어스의 시즌 초반 기세가 뜨겁다. 2015 KBO리그 개막 후 파죽의 3연승.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팀 NC 다이노스와의 2연전을 모두 쓸어담더니 지난 1일 '야신' 김성근 감독(73)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6대3으로 이겼다. 투타의 안정감이 돋보인다. 비록 지난해 6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지만, 다시금 '명가'의 위상을 회복하는 듯하다.

새로운 두산 사령탑으로 이런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김태형 감독(48)은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초반 몇 경기의 성적으로 전체 시즌을 평가하기에는 무리라는 것. 김 감독은 "선수들이 초반에 열심히 해주고 있는 게 고맙다"며 전반적인 선수들의 집중력을 칭찬하고 있다. 특정 선수의 활약에 대한 평가보다는 팀 전체의 분위기를 중시하는 발언.

그러나 김 감독에게도 고민은 있다. 공수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외국인 타자 잭 루츠의 시즌 초반 활약이 미미하기 때문. 시범경기에서 3할3푼3리(18타수 6안타 2홈런)로 맹활약했던 루츠가 정규시즌에서는 갑자기 침묵하고 있기 때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2015 프로야구 경기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두산 선수들이 경기 전 훈련을 했다. 김태형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29/
루츠는 개막 후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으나 타율이 1할(10타수 1안타)에 머물고 있다. 개막전때 무안타를 기록했다가, 다음날인 3월29일 잠실 NC전에서 안타 하나를 쳤다. 그리고 다시 대전 한화 전에서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래봐야 고작 12타석에만 들어섰을 뿐이다. '부진'이라는 평가를 하기에는 너무나 이르다. 하지만 김 감독을 비롯한 두산 코칭스태프는 다른 의미에서 루츠에 대한 걱정을 한다. 루츠가 타석에서 지나치게 신중하다보니 스스로 부진을 자초하는 면이 있다는 것.

실제로 루츠는 스윙 자체가 적다. 12타석 동안 삼진을 2번 당했고, 볼넷 1개에 희생타 1개, 안타 1개를 기록했다. 상대 투수들의 공을 신중하게 지켜보는 것까지는 좋은데 외국인 타자에 걸맞는 공격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스윙을 하지 못하고 점점 더 위축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더불어 이런 루츠의 '지나친' 신중함이 자칫 다른 팀 투수들에게 반대로 자신감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즉, 너무 배트를 내지 않다보니 오히려 상대의 기를 살려줄 수 있다는 것.

이런 면에 대해 김 감독은 "루츠가 타석에서 지나치게 생각이 많다. 오히려 우리는 '생각좀 하지 말라'고 할 정도다. 시범경기 때처럼 자신감있게 배트를 휘둘렀으면 좋겠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그런 모습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1일까지 두산은 팀 타율 5위를 기록 중이다. 루츠가 중심타선에서 좀 더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준다면 분명 초반 두산의 상승세는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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