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좀 그만해, 루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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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시즌 초반 기세가 뜨겁다. 2015 KBO리그 개막 후 파죽의 3연승.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팀 NC 다이노스와의 2연전을 모두 쓸어담더니 지난 1일 '야신' 김성근 감독(73)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6대3으로 이겼다. 투타의 안정감이 돋보인다. 비록 지난해 6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지만, 다시금 '명가'의 위상을 회복하는 듯하다.
그러나 김 감독에게도 고민은 있다. 공수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외국인 타자 잭 루츠의 시즌 초반 활약이 미미하기 때문. 시범경기에서 3할3푼3리(18타수 6안타 2홈런)로 맹활약했던 루츠가 정규시즌에서는 갑자기 침묵하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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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봐야 고작 12타석에만 들어섰을 뿐이다. '부진'이라는 평가를 하기에는 너무나 이르다. 하지만 김 감독을 비롯한 두산 코칭스태프는 다른 의미에서 루츠에 대한 걱정을 한다. 루츠가 타석에서 지나치게 신중하다보니 스스로 부진을 자초하는 면이 있다는 것.
실제로 루츠는 스윙 자체가 적다. 12타석 동안 삼진을 2번 당했고, 볼넷 1개에 희생타 1개, 안타 1개를 기록했다. 상대 투수들의 공을 신중하게 지켜보는 것까지는 좋은데 외국인 타자에 걸맞는 공격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스윙을 하지 못하고 점점 더 위축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더불어 이런 루츠의 '지나친' 신중함이 자칫 다른 팀 투수들에게 반대로 자신감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즉, 너무 배트를 내지 않다보니 오히려 상대의 기를 살려줄 수 있다는 것.
이런 면에 대해 김 감독은 "루츠가 타석에서 지나치게 생각이 많다. 오히려 우리는 '생각좀 하지 말라'고 할 정도다. 시범경기 때처럼 자신감있게 배트를 휘둘렀으면 좋겠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그런 모습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1일까지 두산은 팀 타율 5위를 기록 중이다. 루츠가 중심타선에서 좀 더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준다면 분명 초반 두산의 상승세는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