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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의 시즌 첫 등판 무엇을 확인했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4-02 10:15 | 최종수정 2015-04-02 10:15


2015 KBO리그 SK와이번즈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 선발투수 김광현이 KIA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문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4.01/

SK 와이번스가 에이스 김광현을 지난달 2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개막전이 아닌 31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 개막전 선발로 내정한 것은 팬들을 위한 조치였다. 게다가 김광현이 그동안 KIA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도 작용했다.

하지만 31일 경기가 짙은 안개로 취소 결정이 내려지면서 김광현은 다음날인 1일 시즌 첫 등판을 하게 됐다.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의 아픔을 딛고 지난 겨울 그 어느 해보다도 알차게 훈련을 소화한 김광현의 이날 등판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몸상태와 새롭게 장착한 체인지업에 대한 실전 검증이 그것이었다.

우선 몸상태가 양호해 보였다. 미국 플로리다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김광현은 몸에 이상이 있어 훈련을 쉰 적이 거의 없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컨디션은 조금 늦게 끌어올렸다. 모든 것을 시즌 첫 등판에 맞추기 위함이었다. 김광현은 1회부터 안정된 밸런스를 바탕으로 150㎞에 이르는 강속구를 꽂았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1㎞였는데 1회와 6회 각각 한 번씩 나왔고, 140㎞대 후반을 꾸준히 유지했다. 경기전 김용희 감독은 "광현이가 95개 정도 던지고 내려올 것"이라고 했는데, 김광현은 6회 2사까지 정확히 95개의 투구수를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즌 첫 등판 투구수 치고는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다.

김광현이 던지는 체인지업은 서클체인지업이다. 엄지와 검지로 'O' 모양을 만들어 옆에 대고 나머지 손가락 3개로 던지는 체인지업이다. 데뷔 이후 간간히 시도했던 구종이지만, 지난 1~2월 전지훈련서 본격적인 연마에 나섰다. 당시 김상진 투수코치는 "직구와 똑같은 폼에서 나와야 되는데, 광현이는 정통 오버핸드스로 투구폼이라 그 점에서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도 맞으면서 배워야 한다"고 했고,김광현도 "맞아도 좋다는 생각으로 많이 던지겠다"며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날 김광현은 11개의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체인지업의 구속은 112~133㎞. 1회에만 4개의 체인지업을 구사할 정도로 적극성을 보였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KIA 3번 타자 브렛 필을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던진 131㎞짜리 체인지업이 제대로 떨어졌다. 앞서 슬라이더와 직구로 카운트를 몰아간 뒤 풀카운트에 몰리기 직전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던진 것이다. 시범경기 때보다 한층 날카로워 보였다.

물론 김광현의 주무기는 빠른 공과 묵직한 슬라이더다. 이날도 23명의 타자를 상대로 던진 마지막 공 가운데 직구가 12개, 슬라이더가 8개였다. 체인지업은 2개였고, 커브가 1개였다. 체인지업은 어디까지나 '도와주는' 공이다. 직구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상대 타자의 타이밍에 혼란을 주기 위한 구종이다.

김광현은 이날 5⅔이닝 동안 4안타 3실점(2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경기 후 김용희 감독은 "광현이가 실점하기는 했지만 좋은 피칭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시즌 첫 등판서 몸상태와 체인지업에 대해 어느 정도 성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두 번째 등판도 기대를 품을 만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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