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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3연승이기 때문에 달라진 것은 아니다.
김강률과 함덕주 장민익 등 신예 투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윤명준은 지난 시즌 혹사로 인해 어깨에 무리가 있었다.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동안 두산 중간계투진의 정확한 상태였다.
즉, 희망보다는 불안함이 더욱 많았던 시기. 최근 2년간 투수진이 무너지면서 고생했던 두산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1이닝을 확실히 책임질 믿을 만한 중간계투가 없다는 점이었다.
안정적이기 때문에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동안 두산은 불안정한 투수력 때문에 경기내용 자체가 극과 극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선발야구가 된다는 점이다. 유네스키 마야, 장원준 유희관 등이 모두 제 역할을 했다. 골반 통증이 있는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약간 불안하긴 하지만 워낙 노련하고 강력한 구위를 가진 투수다.
선발진이 최소 6이닝을 책임지면서, 두산의 중간불펜 운용은 한결 수월했다. 3경기 모두 그랬다.
결국 필승계투조를 집중 투입할 수 있었고, 흐름을 완벽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김강률과 함덕주, 그리고 윤명준의 분발은 인상적이다.
윤명준은 벌써 2개의 세이브를 챙겼고, 김강률 역시 2개의 홀드를 기록했다.
이들 중 김강률은 매우 흥미롭다. 전지훈련 당시에도 150㎞ 중반대의 패스트볼을 기록했다. 취재진의 인터뷰도 정중히 사양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항상 전지훈련 때 김강률은 좋았다.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한 몸에 모았다. 하지만 시범경기부터 다시 컨디션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실전에서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런 징크스를 의식한 탓이었다.
실전에서 김강률은 더욱 강인한 모습이다. 3경기에 나와 완벽한 투수를 보였다. 두산 입장에서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중간계투 요원이 한 명 생긴 셈이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김강률의 구위와 컨트롤 향상을 봤을 때 올 시즌 중간계투진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카드인 것은 맞다.
물론 아직도 많은 변수들이 남아있다. 위기 상황에서 대처법을 볼 필요가 있고, 시즌 중반 이후 체력적 부담으로 인한 구위 하락이 어떻게 되느냐도 중요하다.
게다가 중간계투진의 상태는 선발 투수와 긴밀한 연관성을 가진다. 다행인 점은 두산이 지난 시즌보다 갑작스러운 부상에서 대처할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일단 장원준이 들어왔고, 마야 역시 2번째 외국인 투수치곤 경쟁력이 상당하다. 즉, 갑작스럽게 선발진이 무너질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의미. 그렇다면 두산 중간계투진의 부담이 갑자기 가중될 공산은 크지 않다.
게다가 김강률이 중간계투진의 한 축을 확실히 차지하면서 생기는 선순환 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좀 더 지켜볼 필요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두산의 초반 투타 밸런스가 심상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