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롯데 '닥공' 야구, 개막전 만원 관중 이끌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3-21 22:49 | 최종수정 2015-03-22 08:11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5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렸다. 롯데가 5-3의 승리를 거둔 가운데 최준석이 밝게 웃으며 이종운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울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17/

12대0, 13대2, 13대4.

롯데 자이언츠가 19, 20일 치른 한화 이글스전, 그리고 21일 열렸던 NC 다이노스전에서 기록한 스코어다. 모두 승리. 3경기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17일 삼성 라이온즈전 승리까지 포함하면 4연승이다.

아직 정규시즌 경기가 아닌 시범경기이기에 '설레발'이라고 지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롯데의 강력한 공격 야구의 부활 조짐이 확실히 보여졌기에 앞으로의 희망을 갖게 한다. 단순히 3경기 점수가 많이 나서가 아니다. 이종운 신임 감독은 일찌감치 '닥공'을 선언했다. 팀에서 가장 잘치는 세 타자인 아두치-황재균-손아섭을 1-2-3번 타순에 몰아 투입하겠다는 자체가 롯데표 '닥공'의 상징. 공교롭게도 이 주전 라인업이 가동되며 안타가 뿜어져나왔다. 특히, NC전에서는 이 세 사람 모두가 3안타씩을 합작해내며 신바람나는 야구를 선보였다. 지난 2년간 잘 터지지 않던 홈런은 3경기 무려 8개가 터졌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경기를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난 문제다. 떠난 부산팬들을 다시 사직구장으로 불러모을 수 있는 동력, 바로 가슴이 뻥 뚫리는 공격 야구다.

롯데는 기로에 서있다. 지난해 CCTV 사건 등이 터지며 사실상 해체 분위기까지 몰렸다. 바닥을 쳤다. 롯데는 다시 구도 부산의 영예를 찾고싶어 한다. 일단 분위기 반전이 중요하다. 개막전 매진은 반전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시즌 초반 확실하게 상승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5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1사 롯데 아두치가 우월 솔로포를 치고 들어오며 축하를 받고 있다.
울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17/
2012 시즌까지만 해도 롯데의 개막전 티켓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예매가 열리자마자 27분 만에 티켓이 다 팔리고 말았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고 팀을 떠나고, 성적도 떨어지며 롯데의 개막전 매진 행진은 끝을 맺었다. 2013 시즌 개막전에 2만5000 관중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비로 경기가 취소됐는데, 티켓 판매 현황을 봤을 때 매진은 힘든 현실이었다.

그렇다면 오는 28일 열리는 kt 위즈와의 홈 개막전은 과연 만원 관중이 들어찰 수 있을까. 현 시점 상당히 애매하다. 확인 결과, 롯데의 개막전 티켓은 21일 기준 1만7000여장이 팔렸다. 사직구장이 꽉 차려면 2만7500명의 관중이 들어와야 한다. 아직 1만여장의 표가 남아있다는 뜻. 보통의 경우 이정도 예매 속도라면 매진을 속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실제, 2013 시즌 개막전에도 비슷한 시기 비슷한 양의 티켓이 예매됐었는데 매진에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개막전 티켓 예매는 사실상 오픈 당일 매진 성패가 난다. 그런데 올해 롯데의 개막전 예매 오픈일 티켓 판매수는 1만장에 불과했다.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던 구단은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롯데가 시범경기 막판 화끈한 공격야구를 선보이자 예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시범경기 마무리를 잘하고, 미디어데이 행사 후 선발투수 등이 정해지며 더 큰 관심이 모아진다면 판매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특히, 타선 뿐 아니라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과 레일리 모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5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무사 롯데 문규현이 좌월 솔로포를 치고 들어오며 장종훈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울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17/

현 시점, 개막전 매진의 가능성이 없지 않다. 2만장 이상의 티켓이 예매가 되고, 당일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하는 팬들이 합세한다면 롯데는 기적을 이룰 수 있다. 일단, 선수들은 팬심을 돌리기 위해 시범경기 최선을 다했다. 남은 건 부산팬들의 마음이다. 중요한 건, 팬들이 좋아하고 응원하는 롯데 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만원 관중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2년간 텅빈 야구장에서 야구를 하며 회의감을 느꼈다는 선수들이 많다. 형식적으로 "팬 여러분이 필요합니다"라고 하는게 아니라 선수단은 정말로 부산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그리워하고 있다. '떠나봐야 소중한 걸 안다'라는 말을 몸소 깨닫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선수단은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워준다면, 꼭 후회하지 않을 멋진 플레이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과연, 부산팬들은 롯데의 간절한 외침에 응답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