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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정규시즌 경기를 앞두고 마지막 시범경기 모의고사까지 치른 kt 위즈. 이제 설레는 개막전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정도 전력의 틀이 갖춰진 가운데,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kt의 두 경쟁 포지션이 있다. 그곳은 어디이고, 경쟁 판도는 어떻게 될까.
자세한 선발 과정이 있었다. 조범현 감독은 정대현을 비롯해 장시환, 이성민 등을 5선발 후보로 생각했다. 신인 주 권, 심재민 등도 있었지만 부상, 경험 부족 탓에 조금 밀렸다. 조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사실 정대현을 찍어놨었다. 좌완 선발이 앤디 시스코 1명 뿐이라 선발진의 좌-우 밸런스가 잘 맞아 떨어지고 구위 보다는 마운드 위에서의 운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기 때문.
문제는 캠프부터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 감독이 원하는 구위와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조 감독은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 중 눈에 띈 선수가 파이어볼러 장시환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경쟁 체제가 만들어졌다.
그렇다고 장시환이 실망할 필요는 없다. 당장 불펜에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리고 한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이 온전히 돌아가기 힘들다. 그 때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1순위 선수다.
베테랑들의 전쟁터 1루
kt의 개막전 1루수는 베일 속에 가려졌다. 일단 3파전으로 압축됐다.
3파전 주인공은 장성호-신명철-조중근이다. 젊은피 김동명이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유력한 주전 1루 후보로 떠올랐는데 허벅지 부상으로 최근 결장하고 있다. 거포 유망주 문상철은 시범경기 쓰임새를 봤을 때 1루와 3루를 오가는 백업이자 우타 대타 요원이다.
세 사람의 장단점이 모두 달라 조 감독은 머리가 아프다. 일단 장성호는 이름값만 놓고 봤을 때 가장 안정적인 카드다. 전성기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방망이 실력이 살아있다. 수비도 크게 나쁘지는 않다. 문제는 시범경기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
신명철은 수비에서 발군의 실력을 선보였다. 명 2루수 출신의 수비 감각이 1루에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캐치, 송구 모두 다른 구단 주전 1루수들에 비교해 밀리지 않는다. 조금 안타까운 부분은 1루수로는 타격에서 힘이 조금 떨어진다는 것이다. 1루수는 확실한 타격 능력과 힘이 필요한 포지션이다.
이 관점에서 봤을 때 가장 앞서는 선수는 조중근이다. 조 감독이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극찬한 선수다. 캠프에서부터 뜨거웠던 방망이가 시범경기에서도 식지 않았다. 10경기 19타수 9안타 타율 4할7푼4리. 홈런을 뻥뻥치는 장거리 타자는 아니지만 타구 코스가 워낙 좋아 2루타, 3루타 등 장타 생산도 가능하다.
일단, 신명철이 우타자고 조중근이 좌타자인 점을 감안하면 두 사람이 상대 투수에 따라 플래툰 시스템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신명철은 2루 백업 역할도 해야하기에 조중근에 무게가 조금 더 쏠릴 수 있다. 변수는 장성호의 컨디션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