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다이노스가 2015시즌 시범경기에서도 순항중이다. 6승4무2패로 21일 현재 선두와 반게임 차 4위다. 선전했던 2013년(정규리그 7위), 놀라움의 2014년(1군합류 2년만에 정규리그 3위, 포스트시즌 진출), 막내를 벗어난 올해는 변수투성이. NC는 2015년을 매끄럽게 열어젖히고 있다. 그 중심에 '무서운 듯 무섭지 않은, 부드러운 듯 부드럽지만은 않은' 김경문 감독의 리더십이 있다. 선수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산중 호랑이' 김경문 감독의 눈빛에 척척 손발을 맞춰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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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은 지난해 타율 3할2푼9리, 30홈런 101타점을 올린 차세대 거포로 성장했다. 타자 전향 초반에는 몰래 몰래 혼자서 피칭을 하기도 했다. 김 감독이 믿고 따라오라고 했지만 자꾸 생기는 불안과 의심을 떨쳐낼 순 없었다. 스스로 확신이 서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나성범, 김 감독, 구단, 모두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지기까지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그런 나성범에게 김 감독은 유독 차갑다. 나성범이 훈련중 오고가며 김 감독에게 인사를 건네도 그냥 퉁명스럽게 '어' 이러고 만다. 불펜포수 등 무명선수들이 훈련중 인사를 하면 김 감독은 손을 내밀며 "어 그래, 수고많다. 수고많아"라며 엉덩이를 툭툭치며 격려하는 것과는 반대다. 나성범이 기특하지 않을 리 없지만 감독의 과다한 관심이 다른 선수들로 하여금 불편한 시선을 만들 수 있다면 팀으로선 덕이 될게 없다. 지금은 나성범이 서운할 지 몰라도 시간이 흐른 뒤 김 감독의 마음을 어렴풋이 알아주면 된다. 그렇지 않다 해도 팀 전체를 품어야하는 사령탑의 원리원칙은 흔들려선 안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의중이다. NC는 올해 외부 수혈없이 내부 성장만으로 2015년과 맞서고 있다. 제2의 나성범이 나온다면 FA효과가 부럽지 않을 것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