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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 감독 열전 KBO리그를 달군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03-20 07:43


프로야구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2015년. 야구팬들의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막내 kt 위즈가 가세해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10구단 체제가 시작돼 하루에 5경기가 열린다. 팀을 지휘하는 사령탑 10명의 지략대결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2015년을 앞두고 무려 5명의 감독이 교체되면서 더욱 야구팬들은 2015년의 KBO리그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크다.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

지난시즌이 끝난 뒤 4강 팀 감독은 모두 살아남았다. 결국 모든 것을 결과로 말해야한다는 사회의 냉정함 속에서 4명의 감독이 살아남은 것.

감독 교체의 바람이 불 때 단 한명은 최고의 감독으로 우뚝 섰다. 바로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이다. 2011년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올시즌 통합 5연패를 위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오승환을 떠나보내면서도 우승을 차지했던 류 감독은 올핸 배영수와 권 혁이 빠진 자리를 메워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전력이 상승된 다른 팀들의 파상공세도 막아내야 한다. 지략가인 넥센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의 아픔을 씻기 위해 새출발을 했다. 중심타자인 강정호를 메이저리그로 떠나보냈지만 윤석민과 스나이더로 공-수의 빈자리를 메우도록 했고, 부족한 선발을 메우기 위해 홀드왕 한현희를 선발 전환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지난해 5월 부임해 당시 꼴찌였던 LG를 4위로 올려놓으며 LG팬들에게 2년 연속 가을에도 유광점퍼를 입게했다. 특히 명투수답게 시즌 초반 흔들렸던 투수들을 잘 조련하면서 투수 왕국을 만들어냈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새내기 NC를 2년만에 정규리그 3위로 올려놓는 기적같은 일을 만들어냈다. 믿음과 뚝심으로 만들어낸 일. 올해는 외국인 선수 1명이 빠지는 상황이라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어떻게 뒤집을지 관심을 모은다.

우리가 돌아왔다

새롭게 KBO리그에 입성한 감독 중엔 베테랑 감독이 눈에 띈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부터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 kt 위즈의 조범현 감독은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간다. 그중 최고의 화제를 몰고온 인물은 바로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 감독이다. 3년 연속 꼴찌팀 팬들은 김 감독 영입을 주장했고, 구단은 팬들의 바람을 현실로 만들었다. 지난해 부임한 이후 마무리 훈련부터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한화는 모든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선수들의 훈련 모습과 김 감독의 주옥같은 멘트들은 야구팬들에게 '한화가 올해는 달라질 것'이란 기대를 갖게 했다. 실제 야구인들도 절반 정도가 한화가 5강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꼴찌였던 팀을 곧바로 5강 후보로 올리기엔 쉽지 않지만 많은 야구인들은 김 감독 이름석자로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KIA 김기태 감독은 '형님 리더십'으로 명가 재건을 이끈다. 2013시즌 LG를 12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선수들을 편하게 하면서도 원칙에 위배될 때는 가차없이 냉정한 모습을 보이는 김 감독의 모습에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고 있다. SK 김용희 감독은 2000년 삼성 감독 이후 15년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았지만 2011년부터 SK 2군 감독과 육성 총괄을 하면서 SK에 대한 팀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선수들에게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라 야구를 알고 한다는 SK 선수들에게 딱 맞는 감독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kt 조범현 감독이 새내기 팀을 어떻게 조련했을까도 관심이다. NC 창단때보다 팀 전력이 그리 좋지는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를 4명이나 둘 수 있는 신생팀 우대 규정이 있어 해볼만하다는 얘기도 있다. 2009년 KIA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조 감독이기에 야구팀을 갖게된 수원 팬들의 열망도 크다.

새내기 돌풍 보여준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프랜차이즈 출신 새내기 감독을 뽑았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으로 허슬두를 재건한다. 두산에서 명포수로 이름을 날렸던 김 감독은 잠시 SK로 떠났다가 이번에 감독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두산만의 끈질긴 야구를 다시 세우겠다고 했다. "이겨야 허슬두도 나온다"라며 철저히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롯데 이종운 감독이 새롭게 선임됐을 때 롯데 팬들의 논란이 뜨거웠다. 경남고 감독직을 오래 해 프로가 아직 낯설 수 있는 인물을 감독으로 앉힌 것에 거부감을 보인 것. 하지만 CCTV사건으로 어수선했던 상황에서 감독직을 맡은 이 감독은 "기본이 바로 서야 롯데가 설 수 있다"며 팀을 다시 재건하겠다고 나섰다. 시끄러웠던 팀이지만 이 감독의 지휘아래 지금은 아무일 없었던 듯 개막을 준비하고 있는 롯데다.

관심이 간다. 라이벌 매치

감독들에게 꼭 이겨야하는 팀이 있냐고 물으면 없다고 한다. 긴 시즌을 치르는데 특정팀에 올인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팬들이 흥미롭게 지켜보는 매치는 분명히 생긴다. '야통'과 '야신'의 대결은 자연스럽게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2011년 시즌 도중 해임됐고 그 후 우승컵은 모두 야통 류중일 감독 차지였다. 최근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두 감독이 제대로 맞붙는 첫 시즌. 비록 1위 팀과 꼴찌 팀의 감독으로 만나지만 경기 자체가 흥미를 모은다. 김성근 감독과 NC 김경문 감독의 대결 역시 빅 이벤트다. 두 감독은 지난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지략 대결을 펼쳤다. SK 감독이었던 김성근 감독이 두산 감독이었던 김경문 감독에 모두 승리. 이제 두 감독 모두 팀은 바뀌었지만 대결은 계속 이어지게 됐다. 야구 중계 중 가장 시청률이 높다는 LG와 KIA의 대결은 양상문 감독과 김기태 감독의 대결로 더욱 흥미를 끈다. 김기태 감독이 지난해 4월 LG 감독직에서 스스로 사퇴했고, 시즌이 끝난 뒤 KIA 감독직을 맡게 된 것. 양 감독은 김 감독이 놓았던 지휘봉을 잡고 팀을 4강에 올려놓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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