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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속구 투수' 마르테, 위기시 등판 가능? [호기심 천국]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3-08 10:30


프로야구 제10구단 kt위즈가 2일 전지훈련장인 가모이케 시민구장에서 자체 청백전을 가졌다. 청팀 11회초 1사 만루에서 1루주자 마르테가 김상현의 싹쓸이 3루타때 홈을 향해 뛰고있다.
가고시마(일본)=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3.02/

kt의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 그가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까.

최근 프로야구는 한화 이글스 투수 최우석 룰이 화제가 됐다. 최우석은 현재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양손투수에 도전하고 있다. 양손 글러브를 착용하고, 마운드에서 오른손과 왼손 원하는 손으로 공을 던지는 것이다. 역대 이런 사례가 없었기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긴급하게 최우석 룰을 마련했다. 스위치 투수와 스위치 타자가 맞붙을 경우, 투수가 글러브를 착용함으로써 던질 손을 먼저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또 투수는 동일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투구하는 손을 바꿀 수 없다. 단 타자가 아웃되거나, 주자가 될 경우, 그리고 대타가 나올 경우와 투수가 부상을 당할 경우에는 손을 변경할 수 있다. 만약 동일 타자를 상대하다가 부상으로 투구하는 손을 변경하면 이후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손을 바꿀 수 없다. 이닝 도중 투구하는 손을 바꿀 경우에는 연습투구를 할 수 없고, 글러브도 교체할 수 없는 규정이다. 애매한 눈치싸움을 막기 위함이다.

그런데 여기서 생기는 궁금증 하나가 더 있다. 만약, 타자가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면 어떻게 될까. 일단 이는 아무 문제가 없다. 우린 그동안 많은 타자들이 마운드에 올라 임시로 공을 던지는 것을 봐왔다. 그런데 그 타자가 외국인 타자라면 어떨까.

이 궁금증이 생긴 이유는 kt 마르테 때문이다. kt를 취재하며 알게 된 사실 하나는 강타자 마르테가 투수로도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었다. 물론, 전문 투수는 아니지만 어깨가 워낙 좋아 마운드에서 일반 투수 못지 않은 직구 구위를 보여준다는게 kt의 설명이었다. 실제 기록도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인 2010 시즌 1경기 출전한 기록이 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kt도 팽팽한 경기 막판 투수가 없을 때 마르테를 임시 투수로 기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얘기가 나오자 조범현 감독도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투입 가능한 것이냐"라며 관심을 드러냈다.

문제는 마르테가 외국인 타자라는 점이다. 토종 타자라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마르테는 외국인 선수 신분이다. 만약 마르테가 마운드에 오른다면 상대팀에서 "왜 저쪽은 외국인 투수 4명이 나오는 것인가"라고 충분히 항의를 할 수 있다. kt도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다. 분명 타자로 데려온 선수가 또다른 재능을 발휘해 임시로 마운드에 오르는게 큰 일이냐고 주장할 수 있다.

그래서 KBO에 이에 대한 문의를 했다. 물론, 최우석의 경우 처럼 사례가 없었기에 이에 대한 정확한 규정은 없었다. 유권 해석을 부탁했다. KBO는 "외국인 선수는 투수, 또는 야수 특정 포지션으로 선발하는 것이다. 만약, 타자로 등록한 외국인 선수가 마운드에도 오른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만약 외국인 타자가 투수 역할까지 한다면 이는 불공평한 일이기에 그런 상황이 생기면 안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올시즌 투수 마르테의 모습은 보기 힘들다는 뜻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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