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유격수의 몸이 아닌 것 같아요. 잘하지 못할 때 슬프죠."
|
윤석민은 "안 됐을 때 미련이 남지 않게, 후회 없이 하려고 한다"며 자신의 유격수 도전을 정리했다. 유격수에 도전하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처음에 유격수 얘기를 꺼내셨을 때, '왜 나를 유격수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좌우 수비폭이 넓지 않은 1,3루와 유격수는 완전히 다른 포지션이다. 1루와 3루만 전문으로 본 선수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좌우 풋워크는 물론, 외야 중계플레이나 2루 커버 등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더 많다.
|
윤석민은 "잘 하고 싶은데, 잘 못해서 슬프다"며 아쉬워했다. 아쉬운 타구도 있었다. 지난 2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나온 자신의 좌측으로 향하는 빠른 타구. 윤석민은 몸을 날려 잡으려 했으나, 공은 글러브를 맞고 튀어나갔다. 생각만큼 빠른 대처가 되지 않는 몸이 야속할 때가 있다.
그는 "그걸 잡았으면 조금이라도 업그레이드 됐을텐데…"라고 했다. 자꾸만 놓치는 타구에 자신감이 떨어지는 걸 스스로 느끼는 것이다. 그래도 유격수 도전을 시작하고,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
윤석민은 "처음 캠프를 시작했을 땐, 유격수 자세도 잡혀있지 않았다. 그런데 하다 보니, 지금은 주변에서 자세는 잡혔다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그의 유격수 도전은 아직 '진행형'이다.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낯선 포지션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 자체가 '만년 유망주'인 그를 성장시킬 수 있지 않을까.
오키나와=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