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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캠프스토리] 유쾌한 유희관 '애리조나 24시'

송정헌 기자

기사입력 2015-01-26 06:11


바라만 봐도 기분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 그는 늘 웃는 낯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린다. 자타가 공인하는 분위기 메이커, 두산베어스 투수 유희관이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만난 유희관의 표정은 더욱 밝았다. 지난해 연봉 1억 원에서 100퍼센트 인상된 2억 원에 재계약 도장을 찍으며 그는 기분 좋은 새해를 맞이했다. 한편으론 부담을 느끼지만 그만큼 동기부여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유희관의 전훈 캠프에서의 하루를 밀착 취재했다. 특유의 성실함과 유쾌함은 일 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다.


기상은 언제나 비몽사몽

일어나자 마자 휴대폰 확인. 밤새 무슨일이 있었나...

덕주야 아침 먹으러 가자.
07시 30분: 기상

알람소리에 반사적으로 눈을 뜬다. 전날의 훈련 탓에 몸은 천근만근, 눈꺼풀은 자꾸만 내려온다. '10분만 더…' 이불 속에 파묻혀 게으름을 피우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킨다. 오전 9시에 훈련장으로 가기 위해선 지체할 시간이 없다.

잠에서 깨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휴대폰 확인하기. 이곳 애리조나는 한국과 16시간이나 시차가 나기 때문에 휴대폰에는 간밤에 온 메시지들로 가득하다. 옷을 대충 챙겨 입고 룸메이트 후배 함덕주와 함께 방을 나선다.


오늘은 뭘 먹을까?

아침엔 말도 잘 안나온다. 일단 먹고 보자.
08시 00분: 아침식사

아침식사는 아메리칸 블랙퍼스트 스타일. 크루아상 한 개와 소고기 패티, 스크램블 에그, 시리얼을 접시에 조금 덜어 자리에 앉는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렇듯 식사량은 그리 많지 않다. 오전 훈련을 소화하기 위해선 조금 부족한 듯 식사하는 것이 좋다.


면도도 하고~
머리도 정리하고~
08시 30분: 훈련 준비


아침식사를 마치고 방에 돌아와 간단히 샤워를 한다. 드라이기로 머리를 정리하고 면도도 꼼꼼히 한다. 작년에 잠깐 턱수염을 기른 적이 있었는데 팬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수염을 깎았다. "앞으로도 수염은 기르지 않는 걸로~!"


애리조나 선인장과 함께 오늘도 힘차게 출발
08시 50분: 훈련장으로 출발

모든 준비를 마치고 숙소를 나왔다. 쾌청한 날씨 덕분에 기분도 덩달아 좋아진다. 숙소 앞에 있는 커다란 선인장을 배경으로 포즈도 취해본다. 오늘 하루도 부상 없이 무사히 훈련을 마치길 바라며 훈련장으로 향하는 차에 올라탄다.


투수들과 함께 전술 훈련. 하나도 빠짐 없이 꼼꼼하게 기억해야 한다.

수비 훈련도 웃음과 함께
09시 30분: 오전 훈련

오전에는 팀 훈련이 진행된다. 전체 선수들이 모여 함께 몸을 푼 뒤 투수조와 야수조로 나뉘어 훈련을 갖는다. 유희관 역시 동료 투수들과 함께 수비 전술 훈련에 임했다. 팀 플레이로 이루어지는 야구는 수많은 상황과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작전을 짜고 반복하는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바쁘다 바뻐~ 빨리빨리 먹자.
12시 30분: 점심식사

기다리던 점심시간이다. 고된 훈련 뒤에 먹는 밥은 정말 꿀맛이다. 작년 스프링캠프에 이어 2년 째 머나먼 미국 땅에서 먹는 한국음식. 하지만, 이렇게 캠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감사하다. 동료들과 훈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짧지만 달콤한 휴식을 즐긴다.


선배들의 괴롭힘(?)에도 꿋꿋하게...

장난과 훈련은 별개. 또 다시 훈련에 임할 때는 진지하게
13시 00분: 오후 훈련

오후에는 각자의 분야에 맞는 개인 훈련을 갖는다. 투수조 유희관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컨트롤 점검, 짐볼을 이용한 균형감각 훈련 등을 이어나간다. 강도 높은 훈련에 지칠 때도 많지만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워낙 밝은 성격인 데다 어느 자리에서나 분위기를 이끌어나가는 걸 좋아한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동료들과 훈련에 임하고 있는 유희관.


홍성흔 형님과 깜찍 포즈 대결. 승자는 과연...
17시 30분: 저녁식사

하루 중 가장 푸짐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저녁시간이다. 훈련을 위해 아침과 점심 식사량을 조절하는 선수들은 저녁식사만큼은 든든히 먹는다. 매일 체력소모가 큰 탓에 저녁에는 삼겹살, 바비큐 등 고단백의 고기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올 시즌 마운드에서 좀 더 날렵하게 공을 던지려면 체중조절을 해야 하는데 고기의 유혹에 번번이 무릎을 꿇는다.


훈련은 끝나지 않았다. 야간에게 개인 훈련은 계속된다.

투구 연습을 지켜보던 김태형 감독이 흐뭇한 미소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19시 00분: 야간 훈련

아직 야간 훈련이 남았다. 선수들 각자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야간 훈련에 열중한다. 유희관은 그동안 몸 만들기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피칭에 집중해야 할 때다. 수건을 이용한 쉐도우 피칭을 하며 투구 밸런스를 찾는다. 2월 중순경 2차 캠프지인 일본으로 넘어가면 곧바로 연습경기가 이어진다. 팬들과 구단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선 이곳 애리조나에서 몸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


야호! 내가 먼저 넣었어~

골~ 골! 연속골에 환호하고 있는 유희관.
20시 30분: 자유시간

모든 훈련이 끝났다. 코칭 스태프와 전력분석 미팅을 마친 후 숙소로 돌아와 자유시간을 갖는다. 룸메이트 함덕주와 종종 축구 게임을 즐긴다. "슛~ 골인!"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유희관이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곧이어 두 번째 골도 성공! "덕주야! 카메라 앞이라고 일부러 져주는 건 아니겠지?"


하루를 마무리하는 유희관. 잠이 들기 전 오늘 하루를 되돌아 본다.
23시 00분: 취침

노트북으로 야구 기사를 찾아보고 웹서핑을 하며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다. 오늘도 최선을 다한 하루였다며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이곳에서 훈련하며 흘린 땀방울이 좋은 결실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내일도 파이팅!"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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