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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관이형, 이렇게 감는게 훨씬 나아요."
정근우의 노하우가 진가를 발휘한 분야는 바로 '손에 붕대감기'였다. 물집이 잡히고, 피부가 벗겨진 손에 붕대와 의료용 밴드를 효율적으로 감는 방법. 권용관이 정근우에게 노하우를 전수받은 분야다. 사연은 이랬다. 21일 고치 시영구장. 배팅훈련에 앞서 타자들은 저마다 손에 붕대를 감고 밴드로 마무리를 했다. 한화 타자치고, 손바닥이 성한 이는 아무도 없다. 터진 물집과 벗겨진 피부를 감싸줘야만 또 방망이를 힘차게 휘두를 수 있다.
권용관도 그랬다. 붕대를 열심히 감던 권용관은 옆에 있던 김태균(33)과 함께 잠깐 동안 '효과적으로 붕대감는 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거기 붕대 어떻게 접어서 댄 거야?". "이렇게 세로로 접어서 댄 뒤에 테이핑하면 되잖아요."
김성근 감독 민텡서 스파르타 훈련을 받아본 경험자의 노하우다. 워낙 손바닥에 붕대감을 일이 많다보니 어떻게 하면 좀 더 슬림하고, 배팅 장갑을 낄 때 불편하지 않게 하는 지를 몸으로 익혔다. 정근우는 "끝마무리를 잘 안하면 장갑낄 때 테이프부분이 자꾸 걸린다. 그래서 이렇게 둥글게 마무리하는 것"이라면서 원리를 설명했다. 권용관과 김태균은 '그렇구나!'하는 표정으로 붕대를 고쳐감았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