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김기태 신임 감독이 취임식을 가졌다. 30일 광주 내방동 KIA 자동차 광주1공장 연구소 강당에서 열린 KIA 김기태 감독 취임식에서 김 감독이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달 28일 KIA 사령탑에 선임됐으나 코칭스태프 선임과 마무리 캠프 합류 등을 이유로 취임식을 미뤘다. KIA는 지난 10월 29일 일본 미야자키 휴가에 마무리 캠프를 차렸고, 김 감독은 11월 2일 캠프에 합류해 선수들을 이끌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1.30/
프로야구가 활짝 기지개를 켠다. 이번주에 일제히 해외전지훈련지로 출발한다. 사실 매년 벌어지는 일이니 특별할 게 없다. 구단 사정에 따라,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전지훈련지가 일본, 미국으로 나뉜다. 대다수 팀이 1차 전지훈련을 거쳐 2차 전지훈련을 하는데, 올해도 2월 중순에 일본 오키나와에 6개 팀이 모인다.
KIA 타이거즈의 일정이 눈에 띈다. KIA 선수단은 16일 출발해 3월 5일까지 오키나와에서만 40일 넘게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KIA 구단에 따르면, 당초 투수들은 오키나와보다 기온이 높은 괌에서 훈련을 하다가, 2월 중순에 오키나와 본진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선동열 전 감독이 사퇴하기 전에 잡아놓은 스케줄이 그랬다. 김기태 감독이 부임해 야수, 투수 구분없이 선수단 전체가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하는 걸로 바꿨다. 김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던 지난해 LG 트윈스는 미국 애리조나를 거쳐 오키나와로 이동했다.
1차 전지훈련이 워밍업이라면 2차 전지훈련은 연습경기가 주가 되는 실전 모드다. 한 장소에서 40일 넘게 지내다보면 지루해지기도 하고, 훈련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연습경기 상대를 찾아 2차 스프링캠프지로 집결하는데, 단조로운 일정을 피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김 감독은 왜 40일 넘게 오키나와 전지훈련 일정을 잡은 것일까.
지난해 4월 LG 트윈스에서 자진사퇴한 김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았다. 당초 KIA는 3년 계약이 끝난 선동열 감독을 재신임했다. 그런데 선 전 감독이 재계약을 발표하고 일주일 만에 악화된 여론에 밀려 사퇴를 발표했다. 마무리 훈련 출발을 코앞에 둔 10월 25일 벌어진 일이다. KIA는 3일 만에 서둘러 김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김 감독은 부임이 늦어지면서 주전급 선수를 체크할 시간이 없었다.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는 1.5군 내지 2군 선수가 주축이었다.
KIA 타이거즈 김기태 신임 감독이 취임식을 가졌다. 30일 광주 내방동 KIA 자동차 광주1공장 연구소 강당에서 열린 KIA 김기태 감독 취임식에서 취임식에 참석한 주장 이범호, 김주찬, 김민우, 박기남이 나란히 앉아 김 감독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1.30/
KIA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이 부임했는데 선수를 파악할 시간이 부족했다. 감독님이 괌, 오키나와를 오가는 것보다 선수단 전체를 처음부터 보는 게 낫다고 판단해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팀 출범 후 처음으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는 김 감독 취임 후 가라앉아있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김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들도 이전보다 의욕이 넘친다. 전지훈련을 앞두고 선수별 자율훈련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김 감독으로선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 팀 운영 방향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싶은 것이다.
이번 오프시즌에 KIA는 전력보강에 실패했다. 키스톤 콤비 김선빈 안치홍이 입대했고, 지난해 3할 타자 이대형이 kt 위즈로 떠났다. 또 FA(자유계약선수) 송은범도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마운드 상황도 불투명한 요소가 너무 많다. 감독의 지도력이 팀을 바꿀 수 있기에 김 감독의 듬직한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