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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화두 6선발, 과연 성공적으로 정착할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1-06 12:47


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프로야구 SK와이번스 시무식이 열렸다. 시무식에 참석한 SK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이 올시즌을 준비하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몇몇 팀들이 6선발을 계획하고 있다.

팀당 경기수가 144게임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6개월 넘는 정규시즌 동안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6명의 투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가뜩이나 투수 자원이 부족해 애를 먹는 대부분 팀들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6선발 체제가 그리 안정적으로 정착하기는 힘든 것도 사실이다. 6선발은 일본 프로야구가 채용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6명의 선발투수가 요일별로 한 명씩 나가 경기를 책임지는 형식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5선발 시스템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6선발 체제를 꾸준히 지키는 팀은 없다. 5선발 체제가 기본이다.

그러나 올해는 팀에 따라 선발 운영 방식이 다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은 지난 5일 구단 시무식에서 "경기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6선발을 생각하고 있다. 전지훈련서 6선발 후보들을 추려 시즌 시작부터 가동할 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6선발 체제를 활용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SK의 경우 김광현과 윤희상,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와 메릴 켈리 등 붙박이 선발 4명이 이미 확보돼 있고, 백인식 문광은 여건욱 고효준 중에서 나머지 선발들을 뽑겠다는 것이 김용희 감독의 계획이다. 형편이 나은 팀이다.

김 감독 말고도 이번 겨울 6선발을 언급한 사령탑으로는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있다. 류 감독은 이미 최근 몇 년 동안 한시적으로 6선발 체제를 운영해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삼성 역시 다른 팀들에 비해 투수 자원이 많은 편이다. 외국인 투수 2명과 윤성환 장원삼 등 선발 자원을 6명까지 꾸릴 수 있다. 류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동안 "내년에는 경기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기존 5선발에서 필요하면 6선발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역대 6선발 체제를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한 팀은 2009년 KIA 타이거즈다. 당시 조범현 감독은 5월말부터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 6명의 선발투수를 쓰며 후반기에 대비했다. 외국인 투수 로페즈와 구톰슨을 제외하고 나머지 선발투수 4명을 일주일에 한 번씩 등판시켰다. KIA는 그해 후반기 들어 11연승을 달리는 등 불같은 기세로 선두를 유지하며 결국 페넌트레이스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SK와 삼성도 마찬가지다. 시즌 내내 6선발 체제를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정 기간 동안 선발투수들의 체력을 비축한다는 의미에서 6선발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엔트리 확대라는 변수도 필요하다. 아직 결정은 되지 않았지만, 올해 1군 엔트리를 26명에서 1~2명 늘리자는 의견이 현장에서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 경기수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에 적어도 1명 정도는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만약 1군 엔트리가 27명으로 늘어날 경우 대부분의 팀들이 투수진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피로도는 타자보다 투수가 많기 때문이다.

6선발을 언급한 김 감독이나 류 감독이 무척이나 반길만한 사안이다. 김 감독은 "엔트리가 1명 늘어나면 당연히 투수 1명을 추가할 것이다. 6선발을 하게 될 경우 불펜투수 중 한 명을 선발로 돌리고, 늘어난 1명을 불펜으로 활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 역시 시즌 초부터 6선발을 쓸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일정기간이라는 단서 붙은 상황이다.

144경기 체제에서 6선발 체제를 사용하는 팀들이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 지 지켜보는 것도 새 시즌 흥미로운 포인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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