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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단순한 외국인 선수가 아니다.
실력과 인성, 투혼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평가받는다. 2011년 두산에 입단, 4시즌을 뛰면서 한국프로야구에 완벽히 적응했다.
두산은 니퍼트와의 재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계약이 쉽지 않다고 얘기한다. 협상 상황을 볼 때 해를 넘긴 뒤 계약이 가능한 상태다.
두산 입장에서는 니퍼트는 꼭 잡아야 하는 선수다. FA로 84억원을 들여 좌완 선발 장원준을 잡았다. 선발 투수가 보강됐다. 그런데 니퍼트를 놓치면 그런 효과가 없어진다.
그는 지난해 등 부상을 입었다. 때문에 19경기에만 출전했다. 118이닝을 소화, 12승4패를 기록했다. 등 부상을 입은 이후 패스트볼 구속이 약간 떨어졌다. 150㎞를 넘나들던 패스트볼이 140㎞대 중, 후반을 떨어졌고, 변화구의 구사 비율이 높아졌다.
하지만 올해 구위를 완전히 회복했다. 물론 부작용은 있었다. 시즌 초반 150㎞대가 넘는 공을 뿌렸지만, 영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공이 전체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이런 부작용을 없애나갔다. 결국 179⅓이닝을 소화하면서 48개의 볼넷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2011년(187이닝, 볼넷 64개), 2012년(194이닝, 볼넷 68개)에 비해 훨씬 볼넷 수치가 낮아졌다.
선발과 구원이 급격히 흔들린 후반기에는 선발 로테이션을 앞당기기도 했다. 중간계투로 나서서 1홀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입장에서 수용할 수 없는 희생정신을 보여줬다.
두산과 니퍼트의 계약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는 베일에 쌓여있다. 당연히 계약 과정에서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결국은 금액에 대한 문제다. 검증된 기량과 한국무대의 완벽한 적응을 한 니퍼트다. 게다가 두산 팬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친숙한 외국인 선수이기도 하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몸값 인플레 현상이 있다.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와 연동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올 시즌 FA의 몸값은 한마디로 비정상적이었다.
니퍼트는 당연히 제대로 된 대우를 받아야 한다. 두산 입장에서도 꼭 잡아야 할 외국인 선수다. 그러나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그 기준이다.
FA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프로야구다. 시장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검증된 니퍼트를 얼마나 줘야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졌다. 당연히 그 기준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두산은 84억원을 들여 장원준을 잡은 구단이다. 두산과 니퍼트의 계약이 늦춰지는 이유. 어떤 계약조건으로 니퍼트를 잡을 지 궁금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