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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끈으로 묶여있다면 아무리 멀리, 오래 떨어져 있어도 다시 만나는 법이다.
김성근 감독과 배영수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배영수는 당시 삼성 2군을 맡았던 김성근 감독의 눈길을 금세 사로잡았다고 한다. 김 감독은 11일 대전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 12층 스카이홀에서 열린 배영수-송은범-권 혁의 한화 공식입단식에서 배영수와의 추억을 꺼냈다. "그게 벌써 14년이나 흘렀다. 그때 이 친구(배영수) 얼굴에 여드름이 하도 많아서 내가 '고구마'라고 불렀다"며 예전의 일화를 들려줬다.
이어 김 감독은 "당시 배영수는 힘은 있었지만, 요령이 없었다. 그래도 하루에 300~400개씩 던지면서 스스로 참 고집스럽게 훈련하는 걸 봤다. 그걸 보며 '언젠가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기대만큼이나 좋은 선수로 자라주었다"면서 "이렇게 다시 만나니 나도, 배영수도 새로운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재회의 기쁨을 밝혔다.
배영수는 "한화로 올 마음을 굳히게 된 건 순전히 김 감독님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감독이 자신을 지금 상태보다 훨씬 뛰어나게 바꿔줄 것이라는 믿음도 함께 밝혔다. 배영수 역시 김 감독과 '14년 만의 재회'에 마음이 부푼 듯 했다. 김 감독과 배영수의 두 번째 인연은 과연 어떤 결실로 이어지게 될까. 2015시즌이 벌써 기다려진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