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교한 타격과 폭발적인 질주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5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서건창은 변함없이 톱타자 2루수로 출전했다.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우리 타선에서 1번과 4,5번은 부동이다"고 선언했다. 즉 서건창이 아무리 부진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톱타자에서 내려오는 일은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도 서건창은 무기력해 보였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삼성 선발 윤성환을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갔지만, 129㎞짜리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리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3회 2사 1루서도 힘없는 2루수 땅볼로 아웃되며 찬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1-6으로 뒤진 6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얻어 걸어나간 뒤 1사후 유한준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미 승부가 기운 후였다. 삼성 입장에서는 5점차의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서건창과 굳이 정면승부를 할 필요가 없었다. 윤성환은 풀카운트에서 6구째 공을 바깥쪽으로 빼며 승부를 피했다.
서건창은 정규시즌서 윤성환을 상대로 타율 3할6푼8리(19타수 7안타)로 강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윤성환을 상대로 초반부터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1회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기선을 제압당한 것이 끝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1회말 수비 때는 박석민의 평범한 땅볼을 놓치는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서건창은 전날 1차전서 3회 우중간 3루타를 친 뒤 로티노의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유일한 '서건창다운' 타격과 주루였다. 시즌 막판 뜨거웠던 서건창의 강인함이 넥센에게는 필요하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