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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넥센 3선발 체제의 득과 실, KS서도 통할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11-02 10:30


포스트시즌 3선발 체제는 오랜 시간 자취를 감췄던 '구시대의 유물'이었다. 장점 보다는 단점이 많기에 선뜻 3선발 체제를 쓰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마운드의 보직 구분이 명확해지고, 중간계투도 세분화되는 추세에 3선발 체제는 자연히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LG와 넥센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렸다. 2회말 1사 1루서 넥센 소사가 LG 이병규의 타구를 가리키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uyngmin@sportschosun.com / 2014.10.31.
하지만 넥센 히어로즈는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선발 체제를 써 4경기만에 시리즈를 끝냈다. 3선발 체제에선 무조건 시리즈 중에 3일 휴식 후 4일째에 등판하는 선발투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 넥센은 플레이오프에서 체력이 좋은 외국인 투수 소사를 1,4차전에 냈다.

소사는 4차전에서도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며 변함없는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오히려 정규시즌 때보다 경기당 투구수는 적었다. 1차전 84개, 4차전 91개로 정규시즌 평균 107.7개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넥센은 팀이 가진 전력의 불균형 탓에 3선발 체제를 택했다. 20승 투수 밴헤켄과 승률왕(8할3푼3리) 소사로 이뤄진 원투펀치 외에 토종 선발들이 약하다. 못 미더운 선발투수를 내보내기 보다는 최소한의 선발투수를 쓰고, 상대적으로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조상우-한현희-손승락의 필승계투조의 활용도를 극대화시키기로 한 것이다.

플레이오프에서의 성공, 이젠 한국시리즈에서도 3선발 체제를 쓸 지가 관건이다. 염경엽 감독은 일단 고민을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우리 선발이 한정돼 있고, 올라가도 3인 로테이션이 돌아갈 수 있다. 밴헤켄도 소사처럼 3일 휴식 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머리를 짜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넥센이 준플레이오프 부터 올라갔다면, 3선발 체제를 쓰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했기에 3일 휴식 후 등판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시리즈까지 타이트한 등판 스케줄을 1회 혹은 2회 소화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사 외에 다른 투수들이 이를 견뎌낼 지는 미지수다.


30일 잠실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LG-넥센은 시리즈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8회 마운드에 오른 넥센 조상우가 무사 1,2루를 허용하자 염경엽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조상우를 진정시켰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는 염경엽 감독.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10.30
한국시리즈가 3선발 체제로 돌아간다면 어떨까. 1차전 선발투수는 3일 휴식 후 4차전에 나서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갈 경우에도 3일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여기에 3차전 선발 역시 3일 휴식 후 6차전에 나서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완벽한 3선발 체제를 운용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선발투수가 한 명 더 들어온다면, 숨통이 트일 수는 있다. 염 감독이 고심하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옆구리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던
문성현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문성현을 선발로 활용한다면, 4선발 체제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은 플레이오프 땐 문성현이 엔트리에 있었더라도 선발이 긴 이닝을 막지 못했을 때 나오는 롱릴리프로 쓸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필승조 세 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카드였다.

문성현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온다 하더라도, 이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3선발 체제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것이다. 아니면 언더핸드스로 김대우 등 또다른 카드도 있다. 염 감독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마운드 고민, 그 결론은 무엇일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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