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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잠실 대첩 마지막 변수, 넥센팬 얼마나 올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10-30 12:15


LG와 NC의 201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1루 관중석의 LG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0.25/

"우리 팬분들도 3루 내야는 채워주시지 않을까요."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달변가다. 염 감독의 야구에 대한 설명을 듣고있으면 '아,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다. 말이 길면서도, 논리 정연하다. 그런데 이 논리 정연함은 보통 야구에 대한 설명을 할 때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 경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야구 외적인 얘기는 거의 꺼내지 않는다.

하지만 염 감독이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는 야구 외적인 얘기를 자꾸 꺼낸다. 관중 얘기다. 야구팬을 야구 외적인 부분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여기서는 공을 치고 받는 부분 외의 요소라고 이해하면 편할 듯 하다. 염 감독은 "넥센팬이 많이 늘어 깜짝 놀랐다"라는 얘기를 시작으로 2차전 종료 후에는 "잠실구장 3루 넥센 내야 응원석은 우리팬들이 채워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잠실구장에서의 일방적인 LG 팬들의 응원을 다분히 경계한 발언이다.

염 감독이 걱정할 만 한 문제다. 야구 외적인 부분이 야구 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걸 두 눈으로 확인했다.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 2만5000석 중 최소 2만석 이상을 LG 팬들이 채웠다. 그 열광적인 응원에 NC 선수들이 압도됐다. 야구 관계자들의 눈에 야수, 투수를 가리지 않고 벌벌 떠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고 했다. 물론, 넥센 선수들은 NC 선수들보다 경험이 많다. 하지만 분명히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반대로 LG 선수들은 힘을 얻는다. 포스트시즌 기간 만난 선수들 대부분이 "우리도 처음 경험해보는 멋진 광경이었다. 없는 힘도 짜내게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넥센이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최대한 많은 팬들이 잠실을 찾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넥센의 홈 관중 동원은 많이 좋아졌어도, 원정은 아직 힘든 것이 현실이다. 1군 2년차라 아무래도 팬 기반이 약한 NC가 잠실에서 LG와 만나 그런 극단적인 홈 응원이 이뤄졌는데, 넥센의 현실도 NC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라는게 현장의 목소리다.

과연, 잠실경기 응원의 변수가 양팀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프로라면, 상대 응원과 야유 등에 흔들려서는 안된다"라고 말하지만 이는 현장에서 직접 뛰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쉽게 하는 말일 뿐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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