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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괴력' 스나이더, 클린업 전진배치 되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10-28 12:09 | 최종수정 2014-10-28 12:09


넥센과 LG의 201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무사 LG 스나이더가 넥센 소사의 투구를 받아쳐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리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0.27/

'상전벽해', '괄목상대'. 포스트시즌 들어 갑자기 괴력의 타자로 변신한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가 팀 공격의 핵으로 떠올랐다.

이제는 '막강 6번'에서 벗어나 클린업 트리오 승격까지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활약이 저조한 5번 타자 이진영과의 타순 교체도 검토해볼 만 하다.

스나이더는 페넌트레이스 기간에는 '계륵'이었다. 기존 외국인타자 조쉬벨을 퇴출하고 영입했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 부상이 첫 번째 시련이었고, 다음으로는 한국 투수들의 변화구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결국 정규시즌에는 37경기에 나와 고작 타율 2할1푼 4홈런 17타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LG 양상문 감독은 스나이더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양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이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LG 스나이더가 4회 넥센 선발 소사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선발로 LG는 우규민을 넥센은 소사를 내세웠다.
목동=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4.10.27/
스나이더는 이번 포스트시즌에 펄펄 날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4경기에 6번 1루수로 고정 출전해 무려 4할6푼7리(15타수 7안타)의 맹위를 떨쳤다. 홈런도 1개 쳤고, 3타점 4득점으로 팀에 기여했다. 비결은 '눈'에 있었다. 근시와 난시가 복합적으로 있던 스나이더가 김무관 타격코치의 조언으로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뒤에 타격의 정확성이 부쩍 상승한 것이다. 더불어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백스윙의 폭을 줄이고, 배트스피드를 늘린 콘택트 타법으로 전환하며 한층 매서운 타격 솜씨를 보여준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런 활약은 이어졌다.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스나이더는 홈런을 치며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2-1로 근소하게 앞선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넥센 선발 소사의 초구 슬라이더(시속 138㎞)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시원하게 넘겼다. 비록 팀은 3대6으로 역전패했지만, 스나이더가 남긴 인상은 강했다.

이런 활약이 계속 이어지면서 스나이더의 클린업 전진배치의 가능성도 예상된다. 포스트시즌 5번 타자로 고정 출전 중인 이진영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스나이더가 더 강한 임팩트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진영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나름의 역할은 했다. 4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17타수 5안타)에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스나이더의 기록에는 못 미친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진영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3-5로 뒤지던 8회초 1사 1루에서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치며 아쉬움을 더했다.

1차전을 아쉽게 역전패한 LG는 분명 중심타선의 파괴력면에서 넥센에 뒤지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스나이더를 5번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도 좋은 해법일 수 있다. 특히 플레이오프 1차전의 마지막 타석 병살타로 인해 다소 의기소침해 있을 이진영의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타순 조정은 분명 의미있는 방안이다. 과연 LG 양상문 감독이 '계륵 타자'에서 '괴력 타자'로 탈바꿈한 스나이더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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