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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경수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질 때만 해도, 문제는 2루수였다.
황목치승과 김용의가 있지만, 수비가 미덥지 못했다. 특히 김용의는 그랬다. 1m87의 큰 키에 74㎏의 마른 체구. 자세가 높으면 자연스럽게 실책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내야 디펜스.
단기전에서 내야 수비의 탄탄함은 승리의 기본공식이다. LG 양상문 감독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고심 끝 그를 주전 2루수로 기용했다. 준플레이오프 NC와의 경기에서 그랬다.
투수진이 탄탄한 NC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하위타선에서 김용의의 매서운 방망이가 더욱 필요했던 상황. 결국 2루수 수비는 LG의 고민일 수밖에 없었다.
3회 손시헌의 까다로운 바운드. 하지만 처리할 수 있었다. 김용의는 넘어지면서 가까스로 1루에서 아웃시켰다. 예상했던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1회 정성훈의 솔로홈런과 4회 스나이더의 투런포로 3-0으로 앞선 LG. 호투하던 선발 우규민이 4회 갑자기 위기를 맞았다. 1사 이후 김종호와 나성범의 우전안타가 연이어 터졌다. 1사 1, 3루의 상황. NC가 1점이라도 얻는다면 경기는 당연히 모르는 상황. 타석에서 테임즈가 들어섰다. 첫 타석에서 허무하게 삼진을 당한 테임즈는 제대로 타이밍을 맞춰 배트를 돌렸다.
좌중간으로 향하는 라인드라이브성 안타성 타구였다. 그런데 날아가는 타구의 지면에서 높이가 애매했다. 2루수 위로 넘어가려는 순간, 김용의가 높은 키를 이용해 점프하며 잡아냈다. 안타로 직감하면서 2루로 향하던 1루 주자 나성범까지 아웃. 시즌 경험이 부족한 NC 입장에서는 너무나 뼈아픈 순간. 안타가 됐더라면 3-1 상황에서 다시 주자 1, 3루가 되는 상황. 그러나 졸지에 이닝이 끝나버렸다.
LG에게는 행운이 겹치는 순간이었다. 2루 수비가 가장 약하다고 평가받았던 김용의의 '슈퍼 플레이'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LG를 살렸다. 정말 야구는 모른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