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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의 자필고백 "팬들에게 죄송, 그러나 꼭 명가 재건하겠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10-22 15:58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KIA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에 앞서 KIA 선동열 감독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잠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10.09.

"참담한 마음으로 모든 질책을 달게 받겠습니다. 그리고 달라진 KIA를 만들겠습니다."

앞으로 2년간 KIA 타이거즈의 지휘봉을 다시 잡게된 선동렬 감독이 팬에 대한 사과와 향후 팀 운영 계획이 담긴 장문의 글을 썼다. 지난 3년간의 실패에 대해 "죄송하다"고 했다. 그리고 재계약 이후 쏟아진 팬들의 비난에 대해 "참담하고 가슴이 미어지지만, 달게 받아들이겠다"고도 했다. 더불어 앞으로 팀의 체질 개선을 위한 세 가지 구상을 밝혔다.

이러한 선 감독의 글은 22일 낮 구단 홈페이지의 팬 게시판인 '호랑이 사랑방'에 게재됐다. '관리자'의 이름으로 글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구단 관계자는 "오늘 오전에 선 감독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팬들에게 보내는 사과의 글을 보내고 싶다고 하셔서 그걸 받아 홈페이지에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선 감독은 2000자가 약간 넘는 이 글에서 우선 팬에게 사과했다. "지난 3일간 재계약 소식으로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면서 "3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성적으로 팬 여러분들의 자존심과 야구명가의 자존심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것에 가슴이 미어져 온다"고 밝혔다.

KIA는 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하위권을 맴돌았다. 2012년 5위에 이어 지난해와 올해는 똑같이 8위로 부진했다. 선 감독은 이와 관련해 "2011년 말 고향팀인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 될 때 정말 행복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드렸고, 타이거즈의 11번째 우승을 간절히 바라셨던 팬들의 가슴에 상처만 안겨드렸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선 감독은 다시 한번 명예회복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구단은 저에게 또 한 번 기회를 주셨다.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런 책임감으로 지난 3년간을 반성하며 KIA 구단의 진정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팀 체질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선 감독은 세 가지를 약속했다. 일단은 '기초가 튼튼한 팀'이다.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이를 줄이고 수비력을 보강하겠다. 중장기적 포지션별 유망주 육성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인 유망주를 양성해 강한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근성이 강한 팀'이다. 선 감독은 "승패에 앞서 끈기 있는 야구를 보여드리겠다.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걸 실현하기 위해서 선 감독은 '리더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나부터 우선 변하겠다"고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선 감독은 "선수단과 더욱 소통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여기에서도 선 감독은 "내가 변화겠다"는 다짐을 했다.


끝으로 선 감독은 "모든 질책을 달게 받겠다. 지난 3년 동안의 실패를 거울삼아 면밀히 분석하고 연구해 달라진 KIA타이거즈를 만들겠다"면서 "내년 시즌 성적 부진시 사퇴도 불사한다는 마음가짐과 각오로 감독직을 수행하겠다"는 결의를 드러냈다. 이런 선 감독의 글에 대해 KIA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글이 올라온 홈페이지 '호랑이 사랑방'에는 '대필 의혹'도 제기되는 등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선 감독의 변화에 지지를 보내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과연 선 감독이 2015년에는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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