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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늘 따끔한 채찍같은 말을 달고 사셨다. "너 야구 그거밖에 못하냐?" "타자가 3할은 기본으로 쳐야 하는거 아니냐?"
박민우는 사실 NC가 준플레이오프 위너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살아나야 하는 타자다. 팀 공격의 선봉장인 리드오프이기 때문. 그래서 박민우가 열심히 많이 살아나가서 득점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1차전에서의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4타수 무안타. 단 한 차례도 경기 중 1루를 밟지 못했다. 더군다나 3개의 삼진까지 당했다. 박민우가 이렇게 부진하니까 NC는 당연히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박민우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역시 '야구박사' 아버지였다. "에이, 이 소심한 녀석아." 역시 전과 다름없는 호통과 지적이 나왔다. 그래도 박민우는 실증이나 짜증을 절대 내지 않는다. 아버지의 쓴소리가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여긴 것. "맞는 말씀이시죠. 제가 1차전에는 너무 생각이 많아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걸요."
박민우는 워낙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나 '원조 롯데팬'인 경남 출신의 아버지는 야구광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자란 박민우는 "제가 프로 선수가 된 이후에는 아버지도 롯데팬을 그만 두셨어요. 이제는 'NC 팬'이 되셨죠"라면서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는 늘 제 편만 들어주셨고, 아버지는 따끔한 말씀을 해주시곤 했어요"라고 밝혔다.
박민우는 올해 정규시즌 118경기에 나와 타율 2할9푼8리(416타수 124안타) 1홈런 50도루로 맹활약하면서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하지만 시즌 중에도 아버지에게 "3할도 못치냐. 야구 잘좀 해라"는 쓴소리를 늘 듣고 살았다. 이런 말이 반복되면 슬쩍 짜증이 날 법도 하다.
그러나 박민우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틀린 말씀 하신것도 아닌데요. 제가 반성해야 할 모습이 많았죠. 대신 2차전 때는 다를 겁니다. 이번엔 아버지가 '잘했다'는 말을 하실 정도로 공격적으로 나갈겁니다." 과연 박민우는 2차전을 마치고 아버지로부터 칭찬을 받을까? 아니면 또 쓴소리를 듣게 될까.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