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경기가 없었던 14일 대구로 내려와 숙소에서 창원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전을 지켜봤다. 당연히 이날은 삼성을 응원했다. 삼성이 이날 NC에 승리를 거두면 우승이 확정되기 때문에 다음날(15일) LG전서 전력을 다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 LG는 4위를 달리고 있지만 SK 와이번스와 여전히 4위 싸움을 하고 있기에 조금이라도 상대가 전력으로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
결과는 양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NC의 2대1 승리. NC는 이날 에릭과 웨버, 이재학이 각각 3,2,1이닝씩을 던지며 준플레이오프를 위한 컨디션 조절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선발 투수들의 릴레이 등판이 일반적인 경우엔 큰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보였다. 양 감독은 "선발 투수들은 경기전 시간대마다 하는 루틴이 정해져있다. 그러나 중간 투수로 등판하면 그러한 루틴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면서 "등판하는 이닝이 정해져 있다고 해도 그 시간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그 달라지는 5분, 10분이 투수에겐 크게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중간 투수 경험이 없는 투수라면 그런 정해진 과정을 지키지 못하는 것에 제 기량을 보이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양 감독은 이어 "삼성이 한국시리즈 때 선발 투수 뒤에 선발 투수를 붙이는 1+1 전략을 할 때 뒤에 나온 차우찬이 중간 경험이 있는 투수라 가능했다"면서 "1년 내내 선발로만 나왔던 투수가 갑자기 중간에서 던지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특히 중간으로 나온 뒤 다시 선발로 등판할 때 좋은 결과보단 좋지 못한 결과가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했다.
양 감독은 "선발 투수가 연달아 나오는 것은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처럼 모든 것을 쏟아부을 때나 해볼만한 전략"이라고 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이렇게 선발 투수들이 연달아 등판하는 진기한 장면을 볼 수 있을까.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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