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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류현진은 강한 상대에게 더욱 강했다.
래키는 포스트 시즌에서 유난히 강한 이유에 대해 "(포스트 시즌에서는)확실히 다른 에너지가 있다. 기분을 좋게 하는 에너지다. 그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쓰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오늘 분위기는 대단했다. 홈팬들의 응원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류현진 역시 래키에 못지 않은 투구로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구속과 제구력, 경기운영능력 모두 래키에 뒤지지 않았다. 래키는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직구 속도가 92~94마일(약 148~151㎞) 정도 나오고, 커터와 커브를 던진다. 래키는 총 100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볼넷을 1개만 내줬고, 삼진은 8개를 잡아냈다. 1회와 2회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호투의 발판을 마련했다. 6회에는 야시엘 푸이그와 핸리 라미레스에게 각각 3루타와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줬지만,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류현진도 3회 맷 카펜터에게 솔로홈런을 내줬을 뿐, 뛰어난 경기운영능력을 과시하며 6이닝을 투구했다. 2회 무사 1,2루서 하위타선 세 타자를 모조리 범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4회에는 1사 1루서 콜튼 웡을 72마일 커브로 병살타로 잡아내기도 했다.
류현진은 올시즌 에이스급 투수들과 대결할 때마다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 상대가 누구든, 장소가 어디든 류현진의 배짱과 여유가 또다시 확인된 경기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