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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야생마’ 이상훈은 화해할 수 있을까?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4-09-30 10:29


2013 일구회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이상훈 코치(우)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의 감동을 뒤로 하고 프로야구가 재개됩니다. 10월 1일 삼성과 롯데의 대구 경기를 비롯한 3경기를 시작으로 10월 17일까지 잔여 경기를 치릅니다. 정규시즌이 보름 남짓 남았지만 순위 경쟁은 안개속입니다.

하지만 순위 경쟁 못지않은 급선무는 내년 시즌에 대한 대비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코칭스태프 구성은 이미 각 구단들이 물밑에서 진행 중입니다. 시즌 종료 후 사령탑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팀이 많습니다. 감독들의 이취임과 함께 코치들 또한 대대적인 이동이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지난 9월 11일 해체된 고양 원더스의 코칭스태프의 '취업'도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김성근 감독은 물론이고 한솥밥을 먹었던 코치들이 어떤 팀에 자리를 잡을지 야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2012년 11월부터 고양 원더스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던 이상훈 투수 코치의 행보에도 주목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상훈은 1993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습니다. 1994년에는 18승 8패 평균자책점 2.47로 LG의 정규 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1995년 선발 20승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갈기 머리를 휘날리며 마운드에 뛰어오르는 그의 별명은 '야생마'였습니다.

하지만 LG와 이상훈의 인연은 아름답게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2004년 1월 석연치 않은 이유로 SK로 트레이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해 SK 유니폼을 입고 18경기에 등판했던 이상훈은 시즌이 한창이던 6월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은퇴식조차 없었습니다.

이상훈의 LG에 대한 애정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현역 시절 팀을 위해 혈행 장애 등 통증을 견디며 묵묵히 투혼을 발휘했습니다. 은퇴한 뒤에는 'LG에서 은퇴해야 했었는데 시기를 놓쳤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10년 4월에는 LG의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 '쌍둥이마당'에 직접 글을 올려 '(2군 구장이 있는) 구리에서 땅 고르는 일이라도 하고 싶다'며 LG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LG와 이상훈이 다시 인연을 맺는다면 지금이 적기입니다. 이상훈이 지난 8월 이천에 개장한 LG 챔피언스 파크의 젊은 선수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2012년부터 2년 동안 '야신' 김성근 감독의 휘하에서 고양 원더스의 선수들을 지도한 경력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LG팬들 중에는 '47이라는 숫자만 봐도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47은 이상훈이 현역 시절 사용했던 등번호입니다. 과연 LG와 야생마는 화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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