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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가볍게 준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 25일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예선 마지막 경기 홍콩전에서 한국은 12:0 7회 콜드게임으로 승리했습니다. 조 예선 3경기에서 한국 타선은 매 경기 10득점 이상에 성공하며 도합 37득점을 기록했고 마운드는 20이닝 동안 1실점도 하지 않으며 모두 콜드게임 승리를 기록했습니다.
조 1위를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된 24일 대만전에서도 1회에 일찌감치 승부가 갈려 10:0 8회 콜드게임으로 종료되었습니다. 대만의 전력 구성이 최정예가 아니며 예선이라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방적 흐름 끝에 한국의 대승으로 귀결될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우선 선수들이 경기 외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해외 원정에서 직면하기 쉬운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어려움은 없습니다. 잘 먹어야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이 스포츠입니다.
경기가 치러지는 야구장에 익숙한 것 또한 홈 어드밴티지입니다. 조 예선을 치르며 상대팀들은 뜬공의 포구나 땅볼 타구의 바운드 처리에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조명탑과 그라운드가 낯설기 때문입니다. 반면 한국의 입장에서는 아시안게임이 치러진 문학구장과 목동구장은 선수들이 항상 리그 경기를 소화한 곳입니다.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은 심리적 안정으로 직결됩니다. 조 예선의 분수령이었던 대만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양현종은 '9개 구단 팬들이 합심한 응원이 감동적이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울러 선수들이 '안방에서 망신을 당할 수 없다'는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는 점도 홈 어드밴티지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관중석을 메운 팬들이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가운데 느슨한 플레이는 용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수 이상 아래의 상대들을 만나서도 한국 선수들은 진지하게 임해 전력을 다했습니다.
인천 아시안게임의 홈 어드밴티지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최근 한국 야구대표팀은 해외 원정으로 일관해왔습니다. 특히 세 번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단 한 경기도 한국에서 치러지지 않았습니다. 앞선 두 번의 대회에서 각각 4강과 준우승을 달성한 한국은 2013년 WBC에서는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었습니다. 반면 한 수 아래로 여겨진 대만은 WBC를 처음으로 자국에 유치해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 한국을 제치고 2라운드에 진출했습니다.
2017년에는 WBC의 네 번째 대회가 개최됩니다. WBC를 치르며 항상 밖으로만 나돌아야 했던 한국 야구가 홈 어드밴티지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국제대회에 목마른 야구팬들은 갈증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WBC 조별 라운드를 유치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향후 요구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