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의 조건은 두터운 선수층이다. 아무리 멤버가 좋아고 해도 베스트 멤버가 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체력이 떨어질 수도 있고 부상으로 빠질 수도 있다. 그리고 주전 선수가 빠졌을 때, 빈자리를 메워줄 선수가 있어야 진짜 강팀이다.
넥센 히어로즈는 10일 한화 이글스를 4대2로 제압하고 시즌 71번째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이날 넥센은 주축 타자인 강정호와 김민성이 빠진 채 경기를 치렀다. 강정호는 오른손 엄지가 아파 7경기째 덕아웃을 지켰고, 김민성은 옆구리쪽이 불편해 벤치에 남았다.
강정호의 유격수 자리는 김지수가 메웠고, 김민성 대신 윤석민이 3루를 지켰다. 염 감독은 5번에 이성열을 배치해 유한준-박병호-이성열-윤석민으로 이어지는 3~6번 타순을 만들었다. 그리고 넥센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이겼다. 윤석민은 2-0으로 앞선 4회 무사 2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김지수는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안정감 있는 수비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넥센은 강정호 없이 치른 7경기서 6승1패를 기록했다. 주축타자가 빠졌는데도 전혀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2년 전을 보자. 2012시즌에 넥센은 전반기까지 40승2무36패로 2위 롯데 자이언츠에 1게임 뒤진 3위를 달렸다. 하지만 후반기에 무너지며 결국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당시 이택근과 강정호 장기영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성적이 떨어졌고, 서건창도 체력 저하로 전반기만큼 좋은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주축의 힘이 떨어졌을 때 이들을 대신할만한 선수들이 없었다.
당시 뼈아픈 경험을 했던 넥센은 주전이 빠져도 흔들리지 않는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1위 삼성을 위협하는 2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목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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