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손승락이 3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하며 임창용 오승환과 함께 특급 마무리 대열에 합류했다.
손승락은 10일 목동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서 4-2로 앞선 9회초 1사 1,2루의 위기상황에서 등판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시즌 30세이브째를 따냈다.
역대로 3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는 손승락 이전 두 명밖에 없었다. 올해 다시 삼성의 마무리를 맡고 있는 임창용이 98년부터 2000년까지 기록했고, 오승환이 2006∼2008년에 3년 연속 30세이브를 넘긴바 있다.
손승락의 3년 연속 30세이브는 결코 쉽지 않았다. 특히 올시즌엔 마무리로서 큰 위기를 맞았다. 그렇지만 끝내 이겨낸 우뚝이 같은 행보를 보였다.
마무리 투수는 어떤 상황에서든 등판해 경기를 끝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많다. 구위가 좋을 땐 한두번의 실패에 연연하지 않지만 그것이 계속 될 땐 정신적인 부담감이 더욱 커지며 제 실력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올시즌 손승락이 그랬다. 극심한 타고투저에 손승락도 당해낼 수 없었다.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이 4.50으로 매우 높았고, 피안타율도 2할8푼이나 됐다. 34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4번을 블론 세이브했다. 조상우 한현희 등 150㎞의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들이 앞에서 던진 뒤 140㎞ 중후반의 손승락이 마무리로 나와 오히려 타자들의 눈에 공이 잘보이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지난 6월엔 8경기서 무려 9실점을 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시켰고 결국 6월 9일부터 열흘간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손승락을 마무리로 계속 기용하면서 신뢰를 보냈고 손승락은 그 믿음을 지켜냈다. 손승락은 2군에 다녀온 이후 한번의 블론 세이브도 없었다. 그렇다고 완벽한 모습은 아니다. 최근에도 점수를 내주고 있다. 하지만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는다. 끝끝내 막아내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거센 바람에 눕지만 결코 부러지지 않는 풀과 같은 억센 모습이다.
손승락은 30세이브를 기록한 뒤 "정말 달성하고 싶었던, 꼭 이루고 싶었던 기록이었다. 임창용 선배와 오승환 두명만 가지고 있는 대기록 아닌가"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나 혼자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야수들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손승락은 "앞으로도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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