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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 상황에서 우천으로 인해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할 수 없어 그대로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될 경우 감독들의 심정은 어떨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뒤지고 있다 동점을 만든 팀 입장에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싶어할 것이다.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는 8회초를 앞두고 7-7 동점 상황에서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됐다. 2-6으로 뒤지고 있다가 6,7회 동점에 성공한 한화 김응용 감독은 "아쉬운 경기다"고 했다.
삼성 마무리 임창용은 9회초 투구 도중 스파이크에 흙이 많이 묻자 벤치에 사인을 보내 흙을 떼어내는 도구를 요청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가 경기 중단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임창용은 무사 만루서 NC 이승재에게 싹쓸이 중월 3루타를 맞는 등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10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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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세차게 내리는데 투수와 야수들이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날 대구 경기 심판진은 8회부터 빗방울이 굵어졌음에도 경기를 중단하지 않았다. 9회말 손민한의 폭투로 동점이 되고 난 뒤 1사 1루 상황에서 심판진은 경기를 정지시켰고, 30분을 기다린 뒤 그대로 강우콜드게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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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구 경기는 사실 8회가 끝나고 경기를 지속시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NC가 9회초 4점을 내 전세를 뒤집었으니 그대로 경기를 끝내기는 힘들었다. 결국 삼성이 9회말 다시 동점을 만들자 그제서야 경기 중단이 선언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도종훈 심판위원장은 "어제 대구에는 비가 많이 와서 투수들이 내딛든 발이 진흙에 미끄러지고 심판들이 삽을 들어야 할 정도였다. 9회말에는 더이상 경기가 불가능했다"면서 "경기 초반이면 고민없이 중단시킬 수 있지만, 경기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가능하면 심판 입장에서는 끝까지 소화하려는 생각이 있다. 경기를 중단시킨 시점에는 비가 더욱 많이 내리고 있었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그렇게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반 박빙의 상황이라면 비가 세차게 내린다 해도 심판진은 경기 중단을 섣불리 결정하기가 힘들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