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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순간, 두산이 보크로 발목이 잡혔다.
상황은 이랬다. 27일 잠실 LG-두산전. 4-0으로 앞선 LG의 공격. 2회 1사부터 노경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나름 호투를 펼쳤다.
타자 이진영과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다. LG의 탄탄한 중간계투를 고려할 때 두산으로서는 치명적인 추가실점 상황.
정대현은 힘껏 공을 뿌렸다. 바깥쪽 꽉 찬 패스트볼 스트라이크. 그런데 정대현이 투구하기 직전 오훈규 주심은 보크를 선언했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곧바로 거친 항의를 했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심판실의 설명은 "정대현이 정확히 와인드 업 자세로 들어간 것이 아니다. 세트 포지션 상태를 정확하게 유지한 뒤 다시 와인드 업 자세를 취했기 때문에 타자 기만행위다"라고 설명했다.
보통 주자가 있을 때 두 다리를 모으고 곧바로 투구를 한다. 세트 포지션이다. 슬라이드 스텝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동작이다.
주자가 없을 때 보통 좌완 투수의 경우 오른 다리를 뒤로 뺀 뒤 투구를 한다. 주자가 없기 때문에 슬라이드 스텝 시간에 상관하지 않고 힘을 최대한 모으기 위한 동작. 와인드 업이다.
주자가 있을 때 세트 포지션으로 투구를 하든, 와인드 업으로 투구를 하든 상관은 없다. 그런데 풀카운트에서 정대현은 세트 포지션 자세를 잠깐 취한 뒤 다시 와인드 업 자세로 투구를 했다. 심판진은 이 부분을 타자 기만행위로 해석한 것이다. 결국 LG는 밀어내기로 결정적인 1점을 추가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