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파죽의 5연승으로 2위 추격에 나섰다. 8월 들어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부진에 빠졌지만, 어느새 2위 넥센 히어로즈와 격차를 다시 2.5게임차로 좁혔다. 하향 평준화된 4위 싸움 탓에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가운데, 위기를 넘어 더 높은 곳으로 달려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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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64승은 시간 문제다. 더 높은 곳에 도전해 볼 만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NC가 이렇게 다시 기세를 올릴 수 있는 데엔 완벽하게 자리 잡은 '필승조'의 역할이 컸다.
불펜은 NC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타팀에 비해 부족했다.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이 대부분이었고, 실전에서 통할 지 미지수였다. 실제로 NC 불펜진은 시즌 내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필승조가 확립된 팀과 아닌 팀의 차이는 크다. 소위 '계산이 되는' 야구를 할 수 있다. NC는 많은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왼손투수와 오른손투수, 그리고 사이드암투수까지 구색이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안정감이 생기면서 비로소 NC가 필승조를 갖췄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승리하는 경기를 보면, 손정욱-원종현-이민호-김진성이 공식처럼 등판한다. 여기에 베테랑 좌완 이혜천도 좋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왼손 원포인트까지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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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김진성은 4경기 연속 등판해 모두 세이브를 올리는 등 5경기 연속 세이브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의 폼만 보면, 강심장에 좋은 공까지 갖춘 최고의 마무리투수의 모습이다. 세이브 4위(21개)로 정상급 마무리들의 뒤를 쫓고 있다.
이민호는 뛰어난 구위를 앞세워 셋업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연투한 김진성의 등판이 힘들었던 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세이브를 거두기도 했다. 손정욱과 원종현의 페이스도 나쁘지 않다.
김경문 감독은 최근 승리에 대해 "뒤에서 막아주니 이길 수 있는 것"이라며 불펜진을 칭찬했다. 이어 "승리조가 이기고 있는 경기를 뺏기면 팀에 데미지가 크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면 연패가 오기 쉽다"고 덧붙였다.
필승조가 경험을 쌓아간다는 건 가을야구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는 말과 같다. 김 감독은 "최근 우리 투수들이 경험을 쌓아가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이 공을 던지며 막을 수 있겠다 생각이 드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