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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눈물과 박수속 영원한 캡틴 조성환이 떠났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08-24 00:00


영원한 캡틴이 떠났다.

롯데 자이언츠의 조성환이 은퇴식을 치르고 그라운드와의 작별을 고했다. 1999년 롯데에 입단한 조성환은 16년 동안 뛰며 통산 1032 경기에 출전해 874안타 44홈런 통산 타율 2할8푼4리를 기록했다. 2008년과 2010년 두차례 골든글러브를 받는 등 근성을 갖춘 최고의 2루수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올시즌 부진했고 결국 스스로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조성환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16년간 정들었던 롯데 유니폼을 벗었다.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자리였다.

롯데 선수들은 이날 LG 트윈스전을 맞아 조성환의 등번호인 2번을 달고 그라운드에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 하지만 0대3으로 패배. 5연패에 빠지며 치열한 4위 싸움에서 아픔이 컸지만 더 큰 아쉬움이 있었다. 팀의 기둥이었던 조성환을 떠나 보내야 했다. 이미 은퇴를 선언하고 전력분석원으로서 활약하고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이별을 하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었을 터.

이날은 철저히 조성환의 날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조성환은 두 아들과 시타 행사를 했다. 큰 아들 영준군이 시구를, 작은아들 예준군이 시타를 했다. 조성환은 자신의 자리였던 2루에서 포수 강민호가 시구를 받은 뒤 2루로 송구한 공을 잡아 태그 하는 동작을 취한 뒤 2루에 꽂혀있던 노란 기념 베이스를 뽑아 들었다.


2014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3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은퇴식을 앞둔 롯데 조성환이 시타와 시구를 마친 자신의 두아들과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8.23/
매 이닝 공수 교대 때 팬들이 직접 선정한 조성환의 최고 순간 '톱 10' 영상도 대형 전광판에 올렸다. 전광판에 조성환의 전성기 때 영상이 나오자 관중들은 환호하며 그의 활약을 추억했다.

경기가 끝난 뒤 여러 팬들과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모였다. 모든 조명이 꺼지고 경기장을 찾은 2만3520명의 팬들이 핸드폰으로 컴컴한 사직구장을 아름답게 만들었다. 그리고 조성환이 불펜카에 타고 그라운드를 한바퀴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인 2루에 서서 팬들이 부르는 조성환 응원가를 들었다. 더이상 들을 수 없는 응원가였다.

며칠에 걸쳐 직접 쓴 손편지를 읽으며 그동안 캡틴 조성환에 힘이 돼줬던 가족과 동료 선수들,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 조성환은 전광판에 나온 동료들의 인사 영상을 지켜봤다. 부모님의 영상 편지가 나오자 결국 눈물을 쏟았다.


롯데 자이언츠의 '영원한 캡틴' 조성환이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조성환이 동료들의 행가레를 받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8.23/

조성환은 구단과 팬들로부터 감사의 선물들을 받았고 동료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았다. 사직구장 밤하늘에 조성환의 제2의 야구인생 출발을 알리는 불꽃놀이가 펼쳐지며 조성환의 은퇴식은 막을 내렸다.

조명이 켜진 뒤 진짜 마지막 행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아이스버킷챌린지. 항상 이웃 사랑에 동참했던 조성환에겐 은퇴식의 마지막으로 어울리는 행사였다.

조성환은 롯데의 열성팬인 영화배우 조진웅과 자신의 중-고교 후배인 김주찬, 그리고 자신의 전성기를 함께 보냈던 로이스터 전 감독을 지명한 뒤 얼음물을 뒤집어 썼다.

롯데의 기둥이었던 그가 앞으로 걸어갈 길은 어떤 것일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의 '영원한 캡틴' 조성환이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조성환이 은퇴식중 황재균과 정훈의 도움을 받아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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