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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찰리 퇴장 기록, 노게임에도 그대로 남는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8-03 19:59


3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NC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NC 선발투수 찰리가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김준희 주심에게 항의하다 퇴장 당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8.03.

노게임이 선언된 경기에서 나온 퇴장 기록은 어떻게 될까.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우천으로 노게임이 선언됐다. 5-2로 앞선 SK의 2회말 공격을 앞두고 빗방울이 굵어지자 경기가 중단됐고, 30분이 지나도 그치지 않자 결국 노게임이 선언됐다. 양팀은 4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이날 취소된 경기를 갖는다. SK는 김대유, NC는 노성호를 선발로 예고했다.

이에 따라 2회초까지 나온 모든 기록은 '없던 일'로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단 한 가지, NC 투수 찰리의 퇴장 기록은 그대로 남는다는 사실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찰리는 2-0으로 앞선 1회말 투구 도중 심판에 어필을 하다 퇴장을 당했다.

찰리는 1사 1,2루에서 이재원 타석때 초구가 볼 판정을 받자 크게 흥분하며 어필에 나섰다. 약간 높은 코스로 들어가기는 했지만,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애매했던 상황. 그러나 김준희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그러자 찰리는 곧바로 홈플레이트로 다가가면서 김 구심에게 큰 소리로 따지기 시작했다. 포수 이태원과 NC 코치들이 나와 말렸지만, 에릭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계속해서 거칠게 항의를 이어갔다. 김 구심은 주저없이 퇴장을 선언했다. 시즌 10호 퇴장. 찰리는 김 구심을 노려보며 한참을 따진 뒤 구단 직원에 의해 끌려 나가면서도 홈플레이트를 향해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NC 관계자는 "특별히 무슨 상황이 있었다기 보다 볼 판정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보니 순간적으로 흥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찰리는 이재원을 상대하기 전 조동화를 스트레이트 볼넷, 최 정을 몸에 맞는 볼로 각각 내보냈다. 그 과정에서 몸쪽 공에 대한 볼 판정에 불만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찰리의 갑작스러운 퇴장에 NC는 오는 5일 롯데 자이언츠전 선발로 예정된 이재학을 부랴부랴 준비시켰다. 하지만 몸이 덜 풀렸는지 이재학은 이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에 몰린 뒤 박정권을 2루수 땅볼로 잡는 사이 한 점을 내줬고, 임 훈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2-2 동점을 허용했다. 계속된 2사 1,2루서는 한동민에게 우중간 3점홈런을 얻어맞고 2-5로 역전을 내주고 말았다.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기는 NC의 2회초까지 진행된 뒤 결국 빗줄기가 굵어져 재개되지 못했다. 당연히 모든 기록은 사라지는 상황. 그러나 찰리의 퇴장 기록은 그대로 '역사'에 남는다. KBO는 이에 대해 "퇴장 기록은 노게임이 돼도 그대로 남는다. 규정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품위 손상 등 경기중 일어난 퇴장은 상벌위원회의 징계 대상이 된다. 징계를 받지 않을 수도 있는 경미한 퇴장이라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게 KBO의 유권해석"이라고 설명했다. KBO는 찰리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4일 개최할 예정이다.

어쨌든 NC로서는 SK와의 주말 경기에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았다. 1~2일 경기에서 모두 패한데다 선발투수들의 소모가 컸다. 지난 2일 경기에서는 선발 에릭이 2회 수비를 하다 손가락 부상을 당해 조기 강판했다. 에릭은 오른쪽 손가락 3개에 타박상을 입어 당분간 투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어 3일 경기에서는 찰리가 퇴장을 당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는 처지다. 출전 정지 처분이 내려진다면 역시 당분간 등판이 어렵다.

게다가 이날 또다른 선발요원인 이재학이 13개의 공을 던진 터라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애를 먹을 수 있다. NC는 이재학에 대해 5~6일 롯데전 또는 7~8일 LG 트윈스전 가운데 선발 등판을 고민하고 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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