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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조쉬 벨의 타순이 더욱 내려왔습니다. 어제 대전 한화전에서 8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습니다. 조쉬 벨이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것은 올 시즌 처음입니다. 그는 4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습니다.
조쉬 벨의 시즌 타율은 0.271입니다. 팀 타율 0.281보다 낮습니다. 리그 타율 50위로 9개 구단 9명의 외국인 타자 중 타율이 가장 낮습니다.
강견을 지닌 조쉬 벨이 3루수 수비에서는 안정적이라고는 하지만 좌우 폭이 매우 좁은 약점이 두드러집니다. 따라서 유격수 오지환의 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조쉬 벨은 LG의 2가지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첫째는 LG의 현재입니다. LG는 62경기를 치르며 24승 1무 37패 승률 0.393로 8위입니다. 하지만 시즌을 절반도 치르지 않은데다 4위 롯데와의 승차가 7경기에 불과합니다. 포스트시즌에 대한 희망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중위권의 혼전 양상을 감안하면 포기는 이릅니다.
그러나 LG 타선은 힘이 떨어집니다. 팀 타율은 최하위(0.281)이며 팀 홈런은 8위(45개)에 그치고 있습니다. 극심한 타고투저로 인해 난타전이 속출하는 가운데 방망이로 승부를 보는 경기가 많지만 LG는 조쉬 벨로 인해 번번이 발목을 잡히고 있습니다. 경기 흐름을 바꾸는 장타나 타점을 좀처럼 올려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9개의 병살타로 리그 2위, 외국인 타자 중 최다인 기록이 말해주듯 무사 혹은 1사에 주자가 있는 기회에서 조쉬 벨이 병살타만 치지 않아도 다행입니다. 타 팀과 엇비슷한 수준의 외국인 타자만 있었어도 LG의 순위는 현재보다 높았을 것입니다.
조쉬 벨이 가로막고 있는 두 번째는 LG의 미래입니다. 외국인 타자는 부진할 경우 시즌 종료 후 떠나면 그만이지만 LG는 내년에도, 후년에도 야구를 계속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팀 성적을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매우 중요합니다.
조쉬 벨로 인해 유망주들의 출전 기회가 당장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성훈이 어깨가 좋지 않아 1루수로 전업했다고는 하지만 3루수 요원 김용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조쉬 벨이 3루수로 고정 출전하면서 김용의는 1루와 2루를 전전하고 있습니다. 3루수 수비가 가능한 백창수는 벤치로 밀려났습니다.
2루는 LG의 최대 주전 경쟁지가 되었습니다. 작년 주전 2루수 손주인, 병역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박경수에 김용의까지 거의 매 경기 선발 출전하는 선수가 바뀌고 있습니다. 세 선수 모두 나름의 장점이 있으며 아직 젊은 선수들이기에 하나의 포지션을 놓고 다투는 것은 팀으로서도 손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부진한 조쉬 벨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손주인, 박경수, 김용의, 백창수의 출전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장기적인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LG는 8번 타자로 활용하기 위해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 것이 아닙니다. 차라리 내국인 선수들로만 라인업을 꾸리는 편이 당장의 성적은 물론 미래를 위해서도 훨씬 낫습니다. LG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