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 비가 내릴 때 감독들의 얼굴을 보면 팀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염 감독은 비를 반겼다. 동점이었기에 연장전으로 갈 수 있었다. 그런데 투수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한현희가 주말(두산전)에 24개(7일), 35개(8일)를 던졌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이틀을 쉬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동점이 된 상황이라면 한현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경기를 계속 했다면 승부가 어떻게 났을지는 모르지만 비로 콜드게임이 된 게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11일에도 비가 내리자 은근히 취소를 바라는 눈치였다. 이날 넥센의 선발 투수가 하영민이고 삼성은 배영수였다. 하영민은 지난 5월 25일 대구 삼성전서 난타를 당했다. 2⅔이닝 동안 11안타를 내주고 10실점(9자책)을 기록했다. 아무래도 삼성이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전날 콜드게임 무승부가 많이 아쉬운 듯 했다. 11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류 감독은 "그 5분을 못 기다리나"며 웃었다.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되고 10분 정도가 흐르자 빗줄기가 가늘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마운드에 올라갈 걸 그랬나"라며 웃었다. 류 감독의 말에는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 연장전으로 넘어가더라도 임창용 심창민 등 불펜진이 튼튼해 상대 타선을 막을 수 있었다는 자신감이다.
11일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넥센은 하루 휴식을 얻어 불펜진에 여유가 생겼다. 게다가 12일 삼성전 이후 나흘간의 휴식기를 갖는다. 12일 선발로 밴헤켄을 예고한 염 감독은 "밴헤켄을 선발로 내고 하영민을 뒤에 붙이도록 하겠다. 휴식기가 있으니 내일은 불펜 전체를 가동해도 된다"고 했다. 삼성도 선수들이 휴식을 취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넥센이 힘을 비축한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11일 비가 어느 팀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까. 12일 경기를 지켜보자.
목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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