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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류제국 변신 비결, 체중감량과 스플리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6-11 10:12


롯데와 LG의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무사 1루 LG 류제국이 마운드를 내려가며 포수 최경철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6.10/

"두 가지 달라진 점이 있었어요."

LG 트윈스 투수 류제국이 모처럼 만에 '에이스'다운 투구를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류제국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6이닝 2실점의 훌륭한 투구로 선발 11번째 등판 만에 시즌 2번째 승리를 따냈다. 강민호와 황재균에게 홈런 2방을 허용했지만 모두 솔로포였다. 하지만 탈삼진도 7개였다. "홈런 실투 2개 외에는 모두 만족했다"고 자신있게 말한 류제국이었다.

류제국의 이번 시즌은 불운+부진의 연속이었다. 처음에는 운이 없었다. 잘던지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4월 한달 5경기는 패도 없었지만 승도 없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노디시전 경기 만이 이어졌다. 5월 첫 두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급 투구를 하고도 1패를 기록하더니 탈이 나기 시작했다. 5월 15일 롯데전부터는 투구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모습이었다. 23일 SK 와이번스전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승을 거뒀지만 5이닝 6실점을 한 부끄러운 승리였다.

때문에 이번 두 번째 승리는 의미가 있다. 류제국 본인의 표현처럼 '승리다운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이날 승리로 앞으로의 경기에 대한 자신감도 찾았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약속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류제국은 지난달 2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패전투수가 된 뒤 12일 만에 선발로 나섰다. 에이스라는 중책을 떠맡고 잦은 등판을 하다보니 팔꿈치에 무리가 갔다는게 본인과 트레이닝팀의 판단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류제국과의 면담을 통해 휴식을 줬다. 당분간은 4일 휴식 후 등판은 없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

류제국은 이 12일을 소중하게 보냈다. 일단,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체중 감량. 류제국은 롯데전을 앞두고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3kg을 감량했다. 류제국은 "살이 조금 빠져야 공을 던질 때의 팔 스윙이 빨라지고 힘이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경기 후 상대 선수들 얘기를 들어보니 지난 경기와 비교해 공을 놓는 타점이 훨씬 앞으로 나와있더라고 하더라. 그렇게 되면 타자들이 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공 자체에도 힘이 실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프로팀에서의 첫 스프링캠프. 겨우내에도 열심히 몸을 만들었지만, 반전을 위한 또다른 카드가 필요하다고 느낀 류제국이었고, 쉬는 기간 운동에만 매진했다. 일단은 대성공이다.

또 하나 비밀무기는 스플리터다. 류제국은 주로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하고, 결정구로 커브를 쓴다. 체인지업은 맞춰잡을 필요가 있을 때 던지는 공이었다. 하지만 체인지업이 문제였다. 높은쪽으로 몰리는 공이 나와 장타가 많이 나왔다. 류제국은 "쉬는 기간 우연히 정재복(전 LG 선수)형을 만났다. 재복이형이 '다나카(뉴욕 양키스)가 스플리터를 던지는 폼을 보며, 너도 이 공을 비슷하게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조언을 해줬다"며 "비디오를 보며 스플리터를 던지는 연습을 했다. 내가 직구 위주의 투수이기 때문에 직구 궤적에서 떨어지는 스플리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롯데전에서도 실제로는 딱 2개의 공을 던져봤다. 1개는 손아섭을 땅볼 처리하는 공이었고, 1개는 파울이 나왔다. 일단은 감이 좋다. 앞으로 스플리터 구사 비율을 조금씩 늘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단, 두 가지 노력으로 반전 계기를 만들어낸 류제국. 이제 LG 에이스로서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낼 수 있을까. 류제국은 "자신감이 생겼다"며 밝게 웃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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