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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NC에서 더욱 커 보이는 주전포수의 빈 자리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5-27 10:46



3승5패. NC가 시즌 첫 휴식기 이전 마지막 8경기에서 거둔 성적이다. 이 8경기는 주전포수 김태군 없이 치른 경기이기도 하다. 개막 2연전을 치르지 않은 뒤, 44연전(45경기 중 1경기 우천취소)을 소화하면서 막판에 체력이 떨어질 만도 했다. 하지만 주전포수의 빈 자리 역시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김태군은 NC가 1군에 진입하기 전인 2012년 말 특별지명을 통해 영입한 포수다. 기존 구단에서 보호선수 20인 외 1명씩을 지명할 수 있던 NC는 주저 없이 LG에서 주전포수로 뛴 경험이 있는 김태군을 선택했다. 다소 정체됐던 김태군에게도 새로운 기회였고, 1군 경험이 있는 포수가 거의 없는 NC로서도 최고의 선택이었다.

김태군은 지난해 풀타임을 치르면서 주전포수답게 성장했다. 지난해 112경기서 타율 2할1푼3리 4홈런 28타점을 기록. 공격력에선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수비력에선 안정감을 보였다. 향상된 도루저지능력은 물론, 안정된 캐칭과 블로킹으로 투수들에게 편안함을 줬다.

투수들도 김태군과의 호흡이 좋았다. 찰리만이 이태원을 전담포수로 뒀고, 나머지 투수들은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좋은 궁합을 과시했다. 투포수간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투수리드 면에선 축적된 경험으로 인해 원숙미도 보였다.

김태군은 올해 향상된 타격까지 선보였다. 33경기서 타율 2할9푼7리 13타점으로 정확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쉬어가는 타순이 아닌, 하위타선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쳐줬다.

하지만 잘 나가던 중 부상이 왔다. 지난 13일 KIA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왼 발목을 접질려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어느 팀이든 주전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경우, 부상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NC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태군이 빠지자, 투수진에서 보이지 않는 균열이 발생했다.

NC는 올시즌 찰리와 김종호가 한 차례씩 엔트리에서 빠졌는데 모두 선수보호차원에서 무리시키지 않고 휴식을 šœ다. 김태군 역시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준 상태다.


SK와 NC의 주중 3연전 두번째날 경기가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NC 이재학이 5회말 SK 정상호에게 3루타를 허용하자 포수 김태군이 마운드로 올라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4.23/

하지만 그 기간 김태군의 공백이 느껴졌다. 외국인투수들은 문제 없이 다른 포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한 토종투수 이재학과 이민호는 급격히 흔들렸다.

이재학은 16일 두산전(4⅔이닝 5실점)과 21일 SK전(1이닝 4실점)에서 두 경기 연속 부진을 보였고, 이민호 역시 15일 KIA전서 5⅔이닝 6실점(5자책)한 뒤, 구원등판한 21일 4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김태군의 공백이 느껴진 순간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이에 대해 "허 준이나 이태원이 못해서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투수와 포수간에는 보이지 않는 호흡이 있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게 크다. 그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투수와 포수간에 보이지 않는 유기적인 호흡은 단시간에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다. 시간과 경험이 만든 끈끈함이 사라진 여파는 어쩔 수 없었다.

김태군은 현재 모든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지난 주부터 배팅훈련을 시작한 김태군은 이제 주루와 수비 훈련도 소화할 정도로 컨디션이 호전됐다. 27일부터 열리는 한화와의 대전 원정 3연전에도 동행했다. 현재 1군 엔트리 등록 시기를 조율중이다.

잠시 상승세가 꺾였던 NC가 휴식 이후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주전 안방마님 김태군의 복귀가 그 발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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