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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할7푼4리. 시즌 초반 당당히 타격 1위다. 5홈런 24타점까지 기록했다.
한마디로 완벽한 타자. SK 이재원의 시즌 초반 성적표다.
이미 지난 일이다.
그는 지난해까지 왼손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져 있었다. 대타로 나서 왼손 투수의 공에 효율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왼손 투수에만 잘 대처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타격 잠재력이 풍부했다. SK 김경기 타격 코치는 "이재원은 스윙 시 타구에 도달하는 타이밍이 매우 빠르다. 게다가 투구에 맞히는 면이 넓은 이상적인 스윙궤도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올 시즌 잘 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가 타격 시 약간 변한 부분은 있다. 타격 직전 배트 각도를 약간 눕혔다. 좀 더 예리하게 타구를 맞히고 있지만, 김 코치는 "원래 좋은 스윙 궤도를 가지고 있었다. 자그마한 변화가 결정적인 이유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12일 인천 두산전에서도 4타수 3안타 1홈런을 기록했다.
기본적으로 슬라이더에 초점을 맞히고 여러가지 구종에 대처한다. 즉, 이상적인 스윙 궤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타이밍이 늦으면 타구가 우측으로 향하고 조금 빠르면 좌측으로 향한다. 물론 대부분 안타성 타구로 날아간다. 그의 스윙 메커니즘과 타격 잠재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는 포수다. 하지만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입단 초기에는 박경완과 정상호가 있었고, 지난해에도 조인성과 정상호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지명타자로 첫 풀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가장 많은 경기를 출전했던 시즌이 2008년도. 82경기에 출전했다.
이재원은 12일 두산전 유일하게 범타에 그친 마지막 타석을 유독 아쉬워했다. 이유가 있었다.
SK 김경기 코치는 "당연히 이재원은 잘 칠 수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타격 사이클이 분명 생길 것이고, 부진할 때가 올 것이다. 그래서 항상 이재원에게 '감이 좋을 때 한 타석 한 타석에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마라'고 계속 주문한다"고 했다. 9회 마지막 타석은 그런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
그는 시즌 초반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아직까지 시즌 초반.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재원이 가진 잠재력을 고려하면 심상치 않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