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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출신 염경엽 감독, 김영광 피칭 직접 지도한 이유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4-18 06:32


◇넥센 염경엽 감독(오른쪽)이 투수 김영광(왼쪽)의 불펜피칭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잠시만요. 10분만 투구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돌아오겠습니다."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17일 잠실구장. 3루측 넥센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기 위해 자리에 앉은 염경엽 감독이 갑자기 "잠시만요"를 외쳤다. 염 감독의 눈에 들어온 것은 불펜 피칭을 준비하고 있는 좌완투수 김영광이었다. 김영광은 지난 10일 KIA와의 넥센의 트레이드에 의해 김병현의 반대 급부로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된 신인투수다. 염 감독은 "10분만 김영광의 피칭을 지켜본 후 돌아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염 감독은 투수코치처럼 김영광의 뒤에 딱 자리를 잡고 피칭을 지켜봤다. 이것저것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김영광이 커브를 던질 때 "마지막 순간 손을 튕겨줘야 한다"는 등의 조언을 건넸다. 김영광은 감독이 바로 뒤에서 지켜봐서인지 긴장된 표정 속에서도 열심히 공을 던졌다. 김영광이 30여개의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본 염 감독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불펜을 떠났다.

보통 투수 출신 감독들이 투수들에게 직접 조언을 하며 지도하는 장면은 볼 수 있다. 그런데 타자 출신 감독들은 보통 투수코치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고 보고를 받는다. 감독 입장에서 이것저것 조언할 수는 있어도 구질, 투구폼 등 세부적인 내용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게 대부분이다. 염 감독은 이에 대해 "내가 직접 봐야 결정을 할 수가 있다"며 "물론 나는 지켜만 볼 뿐 투수들에게 거의 얘기를 하지 않는다. 내가 말한다고 투수들한테 먹히기나 하겠나.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은 투수코치와 상의를 할 때만 얘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매뉴얼대로 김영광에 대해 체크를 하는 작업이다. 1~2년을 쓰고 군대 보내야 하는지, 아니면 바로 군대에 보내야 하는지가 가장 우선"이라고 말하며 "바로 군대에 보낼 생각을 하면 당장 2군에서 공을 던지게 해야한다. 뭔가 실적이 있어야 상무나 경찰청에 입대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염 감독은 김영광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염 감독은 "투구 매커니즘은 굉장히 좋다. 다만 힘에서 처지는 모습이 보인다. 투구할 때 디테일한 부분들도 보완해야 할 점들이 있다"고 했다. 김영광은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프로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현재 커브를 연습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불펜 피칭 때 커브는 조금은 어설픈 모습이었다.

염 감독의 코멘트와 어투 등을 종합해보면 당장 1군에서 쓰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고, 그렇다고 2군에 보내기에는 아까운 재능을 가진 좌완 투수라 고민이 많다는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었다. 과연 김영광의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될까.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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