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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4삼진-페냐 홈런쇼 분노 떨친 첫 홈런포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4-14 10:18



"왜 나에게만 강한 공을 던지나." "이대호만은 꼭 막고 싶었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이대호가 이적 후 첫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공교롭게도 친정팀인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경기에서 홈런이 터졌다. 이대호는 13일 후쿠오카 야후옥션돔에서 열린 오릭스와의 홈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서던 4회 상대투수 딕슨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개막 후 14경기째, 58번째 타석에서 터진 첫 홈런이다. 슬라이더를 노려친 이대호는 홈구장 좌중간 펜스를 한참 넘기는 130m짜리 대형 홈런을 만들어냈다. 타구가 오릭스 원정 응원단의 정중앙에 꽂히며 친정팬들의 마음에도 비수가 됐다.

그냥 나온 홈런이 아니었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닛폰이 1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 홈런은 개막 후 홈런포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마음 고생을 하던 이대호가 한을 푼 홈런포가 됐다고 한다. 사연은 이렇다. 이대호는 12일 열린 오릭스와의 경기에서 일본 진출 후 한 경기 첫 4개의 삼진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작년 팀 동료이던 가네코에게 당하고 말았다. 이대호는 13일 경기를 앞두고 가네코에게 "삼진 4개는 야구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나한테만 왜 강하게 던지느냐"라고 애교섞인 항의를 했다. 특히, 오릭스전에서는 초조함이 더했다. 오릭스 외국인 타자 페냐는 일찌감치 7홈런 고지를 달성했다. 페냐는 지난해 소프트뱅크에서 뛰다 이대호가 이적을 하자 오릭스의 부름을 받고 팀을 옮긴 선수. 당연히 이대호와 직적접으로 비교될 수밖에 없다. 자신 때문에 팀을 떠난 선수가 홈런쇼를 펼치는데, 자신은 홈런을 치지 못하니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가네코의 한마디가 이대호에게 힘을 줬다. 가내코는 이대호에게 "이대호만큼은 막고 싶었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대호는 이 말에 '아직도 내가 상대에게 위협이 되는 타자구나'라고 깨닫고 냉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대형 홈런 한방으로 그동안의 분노를 모두 떨쳐저릴 수 있었다.

이대호는 첫 홈런을 친 뒤 "팀이 3연승을 거둔 것은 매우 기쁘다"고 하면서도 "1호 홈런이 늦게 나온 것은 미안하다"고 말했다. 단, 이대호는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했다. 아직은 4번타자로서 팬들 앞에 설 수 있을 정도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소프트뱅크 아키야마 감독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키야마 감독은 "드디어 이대호의 대망의 한방이 나왔다"며 "첫 홈런이 나왔으니 기분이 좋아졌을 것이다. 홈런을 친 감각도 남아있을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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