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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은이한테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류제국이 롯데 타자들을 상대로 재미를 본 구질은 커브였다. 류제국은 이날 22개의 커브를 적시에 섞어 던지며 수싸움에서 앞서나갔다. 특히, 커브의 각이 대단했다. 상대 타자 강민호가 "커브의 각이 장난이 아니더라"라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 원래 주무기라고 하지만, 이날만큼은 커브의 각이 다른 날과 차원이 달랐다.
비밀이 있었다. 류제국은 대뜸 "노경은(두산)에게 너무 고맙다"고 했다. 무슨 뜻일까. 류제국은 SK전 후 무너진 투구 밸런스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그 때 우연히 두산 경기를 보다 노경은의 투구를 봤다. 노경은도 커브가 훌륭한 투수. 그 때 노경은의 투구폼이 눈에 확 들어왔다고 한다. 노경은은 공을 던질 때 팔꿈치를 어깨 높이까지 올려 위에서 아래로 공을 내리찍는 폼을 가진 투수. 류제국은 노경은의 투구를 보며 '요즘 공을 던질 때 내 팔이 너무 내려가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고 이튿날부터 곧바로 공을 던질 때의 팔의 각을 올려 피칭 훈련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 류제국은 "땅바닥에 떨어지는 것이 아닌,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가는 커브를 던지기 위해 노력했다. 맞을 때 맞더라도 내 커브의 각을 믿고 자신있게 던지자고 마음먹었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경기 중에도 조금씩 팔을 더 올리는 등 변화를 주며 실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류제국은 "이제 어느정도 감을 잡은 것 같다"며 "다음 등판 때는 더 좋은 투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류제국의 다음 선발 등판은 13일 잠실 NC와의 경기로 예정돼있다. 지난 시즌에는 4일 휴식 후 등판을 하지 않았지만, 차근차근 몸을 만든 이번 시즌에는 4일 휴식 후 선발등판도 문제없다는게 본인과 코칭스태프의 설명이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